[반려동물 칼럼] 소비가 없으면 판매도 없어진다. “반려동물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반려동물 칼럼] 소비가 없으면 판매도 없어진다. “반려동물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 천하정
  • 승인 2019.03.15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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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연합뉴스=천하정 기자) ‘애완동물’이라 불리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존재로 인식되어왔던 강아지와 고양이를 포함한 각종 동물이 이제 다른 의미의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만큼 그들은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일까? 

동물보호센터에는 사람들의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묘와 유기견이 새로운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동물보호협회 홈페이지)
동물보호센터에는 사람들의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묘와 유기견이 새로운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동물보호협회 홈페이지)

그러나 아직 대한민국에서 1년 동안 유기되는 동물은 15만 마리에 달하고 있다. 평생을 함께할 반려동물을 외관상 귀엽다는 이유로 고가의 돈을 주고 분양받은 후, 그 귀여움이 사라지면 유기해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애완’과 ‘반려’라는 단어만 바뀌었을 뿐 사람들의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현재 정부에서는 동물 유기와 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도 하고 동물단체에서 동물 유기나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동물들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안전한 삶을 보장받지 못한 채 학대당하고 버림받고 있다.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나와 한평생을 함께 살아야 할 가족을 고르는 일이라면, 동물을 상품으로 생각하고 사고, 파는 형식의 분양이 아닌 입양을 선택해야 함이 옳은 행동이 아닐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고 싶다고 해서 돈을 주고 사람을 사고, 팔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내 가족이 될 사람이기에 오랜 고민 끝에 ‘입양’을 선택한다.

동물이라고 무엇이 다를까? 반려동물을 내 가족으로 데려오겠다 다짐한 이상 돈으로 사고, 파는 것이 아닌 입양이 전제조건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임에도 사람들은 입양을 꺼린다, 사람들은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대게 학대를 받아 몸이 불편하거나 귀엽고 어린 상태가 아닌 모습을 하고 있으며, 사람에게 이미 한차례 버림받은 동물을 거둔다는 것에 막연한 거부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한번 반려동물로 선택한 내 가족은 무슨 일이 있어도 평생 안고 가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는 게 기본 중에 기본인데도 반려동물들을 그저 하나의 상품으로 생각하고 고가의 가격에 사고, 파는 행위가 계속된다. 반려동물이 팔리고 다시 유기되는 악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은 반려동물을 소비하는 것을 중단하는 길밖에는 없다.

사람들에게 유기된 동물들은 인근 보호소로 옮겨지지만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해야 한다. 사람에게 소비되기 위해 태어나 사람의 허영심에 의해 거래되고 사람에게 버림받은 안타까운 한 생명이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

입양이란 체계 자체를 사람들이 많이 꺼리다 보니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로 보호소는 언제나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그만큼 안락사를 기다리는 유기 동물이 차고 넘친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늘 마주해야 한다.

현재 지자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센터서도 강아지와 고양이 등 유기된 동물들을 입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사람들이 유기 동물을 입양하고 싶을 때 찾는 가장 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외에도 한국 고양이보호협회, 포인핸드 등 유기된 동물을 입양하는 사이트와 어플 또한 늘어나고 있으며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들어가면 전국에 있는 모든 유기동물·동물보호센터를 찾을 수 있다. 

요즘은 파양된 동물이 또다시 파양되거나 2차 유기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기에 입양을 할 때는 그냥 돈을 주고 샀을 때보다 더 까다로운 절차가 요구되기도 한다. 어떠한 집안 환경에 살고 있는지, 반려동물을 책임질 경제적 능력이 있는지, 가족 구성원 모두가 반려동물 입양을 찬성하는지 결혼 계획이 있는지, 출산 계획이 있는지 등이다. 이러한 조건을 더욱 꼼꼼히 살피는 것은 대게 동물들이 유기되고 파양되는 가장 많은 사례가 해당 조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유기동물 입양센터에서는 작은 몇 %의 재 파양 가능성이라도 줄이기 위해 꼼꼼한 입양 절차를 거친다. 입양해가는 사람이 없어 한 사람, 한 사람의 발걸음이 고맙고 귀하더라도 해당 조건에 맞지 않으면 입양을 보내지 않는다. 조건을 따지지 않고 입양 보낸 아이들은 80%는 재 파양되거나 다시 유기되기 때문이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대부분 사람들이 입양은 절차가 까다로우므로 분양을 선택한다는 것. 참담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언제쯤 반려동물을 평생 내가 반려하며 살아야 할 가족으로 생각하게 될까?

그 소망이 이루어지려면 한 생명을 돈벌이의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 사람과,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것에 담긴 무지막지한 책임감을 알지도 못한 채 귀여운 동물에 대한 호기심과 허영심으로 거래를 하는 사람,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과 다르다는 이유로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겼다고 해서 내 가족으로 들인 반려동물을 길바닥에 유기하는 잔인한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사라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사라지려면 아직 현실은 까마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믿는다. ‘애완동물’이라는 단어가 ‘반려동물’로 변화하기까지의 시간이 있었듯 우리 모두 ‘사지 말고 입양합시다’는 문구를 기억하고 한 생명을 들이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인식을 조금씩 심어나간다면 시간은 까마득히 걸릴지라도 반려동물들이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고 평생을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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