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김소정 기자) 지난 10일 오후 미국, 일본, 중국, 벨기에를 비롯한 7개국에서 세계 최초로 블랙홀을 촬영한 사진이 동시 공개되며 인류 최초 블랙홀 관측을 성공했다는 데에 모두가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그 성과에 한국 연구진의 힘도 보태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사진은 2017년 4월 4개 대륙 6개 산에 설치된 8곳의 전파망원경을 동원해 촬영됐는데 블랙홀은 빛조차 끌어들이기에 직접 관측하는 것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것이라 반응은 더욱 뜨겁다.
연구진들은 블랙홀 주위의 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에 주목해 블랙홀의 안과 밖을 잇는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이라는 곳에 이 그림자가 맺히는데, 전파망원경으로 이 부분을 촬영해 블랙홀을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다.
이번 관측은 우리나라 연구진 8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협력해 이룬 성과다. 콜럼비아 대학의 브라이언 그린은 “백 년 전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중력에 대한 이론이 오늘 비로소 증명됐다"고 전하며 감격했다.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져 있고 태양 질량의 65억 배에 달하는 이 블랙홀은 처녀자리 A은하(M87)에 위치한다.
이번 EHT 프로젝트에는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등 8명이 동아시아관측소(EAO)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전파간섭계(ALMA)의 협력 구성원으로서 참여했다.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의 관측결과도 이번 연구에 활용된 것으로 나타나 인류 최초의 블랙홀 발견에 한국 연구진의 힘이 보태졌다는 것에 큰 자긍심을 느끼게 했다.
한편,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이번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인 증명이며, 그동안 가정했던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EHT의 관측에 한국의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