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 국회는 전쟁중‥ 보다못한 국민이 응답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 국회는 전쟁중‥ 보다못한 국민이 응답했다
  • 백승섭
  • 승인 2019.04.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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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연합뉴스=백승섭 기자) 지난 4월 4일부터 6일까지 강원도 전역을 불바다로 만든 강원 산불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이 얼마만큼 필요한지 일깨워주는 사례가 됐다.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출처=픽사베이)

이틀간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 이상의 산림을 초토화한 강원산불 현장에는 대응 1단계, 비상발령 2시간 만에 전국에 있는 가용 소방력을 총동원되어 산불 진화작업에 들어갔으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가용 소방차가 밤낮을 막론하고 화재현장으로 달려와 함께 산불 진화에 힘썼다. 

이번 강원 산불 화재사건은 강원도 소방공무원들의 발 빠른 대처와 전국 소방공무원들의 업무지원 덕분에 최악의 규모의 화재사건이었음에도 사망자 1명이라는 최소한의 수치에 그칠 수 있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은 이번 강원 화재사건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요구사항이 아니다. 이미 문 대통령은 2017년 새 정부가 출범할 때부터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실현하겠다고 강하게 호소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김부겸 前행정안전부 장관과 정문호 소방청장, 진영 現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공무원도 경찰공무원과 같은 대우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지만, 야당의 일부 의원들과 이를 반대하는 지자체에서는 ‘경찰공무원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하자는 판국에 왜 소방공무원만 그 방식에서 역행하느냐?’는 어이없는 주장으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바쳐 일하는 경찰, 소방공무원의 가치를 묵살시켰다.

또 일각에서는 정부도 이미 소방공무원 국화직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법안을 일부러 최대한 늦게 합의해 주려는 야당의 꼼수가 아니냐, 국회에 소방관 출신의 국회의원이 단 한 번도 배출된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안전에 관한 문제는 더 나아가 국가의 안전이며 그것은 여야의 정쟁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지난 9일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문제를 두고 찬반 의견을 나누던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이진복 국회의원은 “국가직 전환이 안 되면 불을 못 끄느냐”는 망언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더불어 민주당 권미혁 의원이 “지난해 11월 28일 법안소위에 해당 법안이 상정되어 처리 직전까지 갔었는데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오늘 통과시키지 말라’고 해서 의결 직전 무산된 것이 아니냐”고 질책하자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은 “법을 얼렁뚱땅 만들어 넘겨주면 갈등만 더 증폭된다. 사전논의가 미흡하다”고 발언했다.

소방공무원들이 피켓을 들고나와 ‘안전도 빈부 격차, 평등한 소방서비스 소방관을 국가직으로’를 외치며 부족한 장비를 채우기 위해 사비를 털어 면장갑을 서로 나눠쓰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불길 속 사투를 이어갔을 때도, 소리높여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외쳤을 때도 국회에서는 듣지 않았다.

그런 마당에 사전논의가 미흡해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는 것은 소방공무원 국화직화를 안일하게 생각했던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의 미흡함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꼴이 된다.

그들에게 사안을 논의할 시간은 충분했으며 소방공무원 국회직화를 외치던 소방공무원들의 외침도 작지 않았다.

이제는, 결국 보다 못한 국민이 직접 소방공무원들을 대변하고 나섰다.

강원 산불화재사건 당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주세요.’라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고 이는 게시된 지 나흘 만에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소방공무원들의 외롭고 긴 싸움이었던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 국민이 응답해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소방공무원들의 국화직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이제 소방공무원들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닌 국민의 호소로 변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국민의 안전 또한 보장받을 수 없다.

법안이 나올 때마다 나오는 예산문제,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만 얼렁뚱땅 만들어 국민을 위한 나라가 아닌 국회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법안들, 꼭 필요한 법안들에는 사전논의가 미흡해서 통과시킬 수 없다고 발언하는 모든 국회의원에게, 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에게 이젠 국민이 묻는다. 

소방공무원들이 목숨 걸고 뛰어드는 화마가 아닌 국가에서 지켜줘야 할 처우개선의 문제를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는 모습을 더 봐야 하느냐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명감 하나로 밤낮없이 위험 현장으로 뛰어드는 그들을 지켜줄 나라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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