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신데렐라 유리 구두 같은 가족 안 되기
겉과 속이 다른 신데렐라 유리 구두 같은 가족 안 되기
  • 이창미
  • 승인 2019.09.0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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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물건을 주문할 때 제일 고민되는 것이 신발 주문이다. 딱 맞는 구두를 찾게 되면 유레카를 외치기도 한다. 신어 보지 않고 사는 신발은 특히 실패가 많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무료이미지 픽사베이)
위의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무료이미지 픽사베이)

발볼이 맞으면 발가락이 아플 때도 있고 발 길이가 맞으면 발볼이 맞지 않고 내 발에 맞는 신발 찾기가 어렵다. 구두는 특히 더 그렇다. 운동화나 가벼운 샌들 정도는 그냥 맞으면 그럭저럭 신는다. 그러다 맞춤형 신발 같은 것을 발견하면 기쁘지 아니할 수 없다. 하이힐이 주는 기쁨의 몇 배의 희열이다. 

엄마가 되면 하이힐은 점점 멀어지고 아이와 같이 다니기에 편한 운동화나 슬리퍼 또는 샌들이다. 그나마 구두라면 굽이 낮거나 통굽일 정도이다. 편한 신발이 최고일 수밖에 없다. 아이 위주이다 보니 아이를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다. 편한 신발이 최고가 되고 그렇게 한철이나 잘 버텨주는 저렴한 신발이면 엄마에게는 최상이다. 그렇게 아이와 한 몸 되어 키워낸다.

아이와 남편은 좋은 소재의 옷과 신발을 사서 입히고 신기면서 엄마인 자신한테 맞는 것 하나 사는 것은 왜 이리도 아까운 것인지 모른다. 이렇게 엄마들은 무언의 희생이 작동되어 포기하고 살아온 것들이 많다. 강요 아닌 강요로 보기 좋게 포장해서 가족을 사랑하기에 좋은 것 입고 좋은 것 신는 모습 보는 것만으로 엄마가 입고 신은 것처럼 기뻐할 줄 안다고 여긴다. 엄마라는 존재는 겉과 속이 다른 유리 구두와도 같고 엄마에게 가족이라는 존재는 내가 예뻐서 때를 묻히고 싶지 않은 들고 있는 신발과도 같다. 

힘들게만 하는 우리가 왜 가족이 되었을까?

가족이 더 아프게 상처 줄 때가 있는가?

신발이 편해지면 헐렁해지고 볼품없어지면 벗겨지고 내 발과 더는 친해질 기회가 줄어든다. 새 신발을 갈아타면 적응하는 동안 발볼이 좁고 살이 없는 발은 벗겨지기 일쑤이고 발볼이 넓고 살이 찐 발은 구겨져 상처를 내기도 한다. 신으면서 내 발과 신발이 맞춰지면서 적응하며 편해진다. 

한쪽이 커도 발이 앞으로 밀려 발가락이 아프다. 한쪽이 작으면 발이 숨 쉴 자리가 없어 점점 볼살이 삐져나와 결국 터지기까지 한다. 결국 맞지 않은 신발이 스스로 변형해서 바뀔 리는 없어 보일 때가 있다. 아까워서 신어보려고 애를 써 봐도 버리기는 미련이 남는다. 남을 주기는 아깝다. 더는 관심 밖이 되고 사랑과 애정도 식어 간다. 신발장 구석에 자리 잡고 만다. 

신발을 벗기려 하지 말고 맞는 가족에게 신겨 주자. 맞는 듯 느낌이라면 좀 희망적이긴 하다. 내 발에 딱 맞는 처음부터 편한 신발은 잘 없다. 맞춰 지내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맞춰 지내는 미학이 순화작용을 한다. 

꼭 맞는 신발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자. 맞는 신발 예쁜 것만 기다리는 가족이 되지 말자. 내가 들고 있는 예쁜 신발에 맞는 가족이 되어 주기만을 찾는다면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주인을 찾는 것만큼 현실에서 어려운 일이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도 맞는 편한 신발이 아니다. 

유리 구두를 신는다고 생각하면 신축성도 없고 발을 심하게 구겨 넣어야 할 것이다. 걸을 때는 또 어떻겠는가? 유리라서 조심해야 할 것이고 달리기라도 마음 놓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신데렐라가 벗고 뛰어야 하지 않았을까? 또한, 반드시 주의할 잘 깨지기 쉽고 깨진 유리는 날카롭기까지 하니 발에 상처를 남기기에 십상이다. 

유리가 잘 깨지는 이유는 표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흠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겉과 속이 다른 유리 구두 같은 그런 가족이 되지 말자. 가족은 깨지기 쉬운 신데렐라의 행복을 암시하는 유리구두 같은 것이 아니다.

(영남연합뉴스=이창미) gjfzm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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