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백승섭 기자 = 육군 모범장병 200명이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를 관람하러 평창으로 향한다. 육군은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기 관람을 지원하기로 했다.
육군은 올바른 인품을 갖고 업무에 정통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모범장병들을 선발해 평창 올림픽 역사적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선정된 장병들에게는 12∼15만원 상당의 경기 관람권을 제공하고 원활한 이동을 위해 부대별로 차량을 지원한다. 경기 관람 후에는 4박 5일간 휴가를 가게 된다.
13일 알파인스키 경기에 20명, 19일 아이스하키 경기에 160명, 22일 스노보드 경기에 20명의 모범장병이 경기를 관람한다. 경기를 관람하는 모범장병 중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있다.
경기도 최전방 1사단에 복무하고 있는 김웅기 상병(만 22세, 1995년생)은 평창 올림픽 자원봉사의 꿈을 부상을 당해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다. 김 상병은 군 입대 전부터 스포츠 마케팅 업무에 관심이 많아 학업에 매진해 중앙대 경영학과에 입학했고 학군장교후보생 56기에 선발됐다.
기초 군사훈련을 가기 직전에 십자인대가 파열되어 재활치료를 받게 되었고 장교후보생의 훈련과정을 거치지 못해 치료 후 병사로 입대하게 됐다. 학군단에 함께 지원한 동기 후보생과 평창 올림픽 때 자원봉사를 하기로 약속했었으나 군 입대를 하게 되어 현장에 갈 수 없게 되었다.
비록 이번에 자원봉사는 못하지만 육군에서 경기 관람 혜택을 줘 평창 올림픽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게 되어 김 상병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게 되었다. 평창에서 거리가 가장 먼 지역인 전라도 광주에 위치한 31사단에 복무하고 있는 이승현 병장(만 21세, 1996년생)은 육군의 지원으로 강원도 땅을 처음으로 밟게 된다.
이 병장은 군 입대 전 부산에 거주했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돈을 벌기에 바빠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부산은 눈도 잘 오지 않는 지역이라 눈 구경을 제대로 한 것도 군대에 와서 였다. 2016년 31사단에 입대한 이 병장은 혹한기 훈련 때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리는 것을 보고 설레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여행도, 눈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그가 강원도 평창에서 설원의 꽃을 볼 수 있게 된 것. 이 병장은 이번 경기 관람과 함께 제대로 강원도 여행을 하고 올 계획이다. 31사단에 복무하고 있는 안지훈 상병(만 21세, 1996년생)은 아들과 함께 올림픽 경기를 보러 가고 싶은 어머니 소원을 들어드리게 됐다.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안 상병은 평소 부모님과 함께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며 응원하는 것은 좋아했다.
경기장에도 가고 싶었지만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사정상 현장에 가기는 어려웠던 것. 얼마 전 어머니와 통화한 그는 어머니가 가까이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데 아들과 꼭 함께 보러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안 상병이 이번에 육군에서 모범병사로 선정되어 평창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고,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도 경기 관람권을 구매해 모자가 올림픽 현장에서 함께 응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지난 해 12월 휴가 중 동두천 소재의 노인복지시설 화재를 발견하고 노인들을 대피시킨 30사단 하유성 중사(만 25세, 1992년생), 지난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사적 193호 동구릉의 화재를 예방한 55사단 김용수 대위(만 28세, 1989년생)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장병들도 선발되어 경기를 관람한다.
육군 예하의 각 부대들도 자체 계획을 세워 장병들에게 관람권을 구매해 제공할 예정이어서 많은 장병들이 평창 올림픽의 역사적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림픽 경기 및 시설 지원, 경호경비작전 등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제1야전군사령부는 관람권 200매를 구매해 1야전군 예하 장병들에게 제공한다.
육군은 패럴림픽 때에도 모범장병을 선발해 가족과 함께 관람할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장애 부모나 가족을 둔 병사에게는 육군과 업무협약을 맺은 외부업체의 후원을 받아 장애인 전용차량과 입장권, 경비를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