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의 노래
고순옥
날빛에 젖은 숲이 물푸레 빛 호수 같다
눈비 내린 길고 긴 날의 끝이다
수국의 국민이 된 듯
나도 자연이고 풍경이 된다
비 오면 보고픈 사람이 있듯
물의 나라에 온 나도 그렇다
내면에 담겨진 불꽃 같은 갈망들이
꽃 잔치 차림에 행복하다
어떤 꽃에는 나비가
어떤 꽃에는 함박웃음이
또 어떤 꽃에는 호수가 담겨있고
물빛이 느껴진다
오늘 저녁에는
수국 같은 그리움의 등불 하나 밝히련다
-한국 2019년 제33회 시의날 '부산시단 22호 작가상' 수상작
(영남연합뉴스=김상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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