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천하정 기자) 3억 원대 뇌물을 받은 것과 별장 성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의혹 제기 6년 만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무죄를 예상했다"며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학의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58) 씨에게 1억 30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성 접대 형태로 향응을 받고, 사업가 최 모 씨에게 3,900만 원 가량의 상품권 등을 건네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또 2000~2009년 저축은행 대표 김 모 씨에게 1억 5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차명 계좌로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추가기소됐다.
또한, 재판부는 성 접대를 포함한 일부 공소사실이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이지만 포괄일죄(다수 혐의를 하나의 죄로 합침)로 보고 면소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다만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직무에 관련한 대가를 제공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김학의 전 차관이 가진 모든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1억 원의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윤씨가 1억 상당의 채무를 면제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김학의 전 차관이 2009년 이전에 받은 4천700여만 원의 경우 윤 씨에게 받은 뇌물과 마찬가지로 10년의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봤다. 또한, 성 접대 등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관련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거나, 대가성 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결심 공판에서 무죄를 호소하며 통곡했던 김학의 전 차관은 이날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는 동안에는 별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김 전 차관의 부인은 무죄가 선고되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흘렸다.
김학의 전 차관의 변호인은 "비난 여론이 많았지만 모두 무죄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며 "재판부도 사건 외적으로 여러 압박을 느꼈을 텐데, 법과 정의의 원칙에 따라 판결해준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간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김학의 전 차관은 이날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석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