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새벽 연희극 `히로시마 메시지`로 현재 시류를 읽다.
극단새벽 연희극 `히로시마 메시지`로 현재 시류를 읽다.
  • 천하정
  • 승인 2019.11.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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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새벽 창단 35주년 기획공연2 연희극 '히로시마 메시지'
극단새벽 창단 35주년 기획공연2 연희극 '히로시마 메시지' 장면 (사진출처=극단새벽 페이스북)

(영남연합뉴스=천하정 기자) 극단새벽이 창단 35주년 기획공연 두 번째 레퍼토리로 연희극 히로시마 메시지 (강제징용 피폭자 이야기)를 준비했다.

극단새벽의 이번 연희극을 보고 단순히 역사를 바로잡고 아베 정권을 규탄하기 위한 메시지만을 담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1945년 히로시마의 맑은 하늘에 떨어진 원자폭탄, 그리고 그 현장에는 강제징용되었던 조선인들이 있었다.

극 중 히로시마 원폭 당시 가족들과 함께 원자폭탄에 피폭당한 `최영주`는 치료를 받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을 시도하지만 일본 해경에게 붙잡히고 만다. 자신이 히바쿠샤(피폭자)임을 밝히며 치료를 요구하지만, 외상징후가 없는 조선인 신분의 영주를 본 일본 정부는 그녀의 외침을 듣고도 외면한다.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저버리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영주의 고독한 외침을 들어주는 이는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지쳐갔다.

연극이 시작되고 연극이 끝날 때까지 영주는 히바쿠샤이지만 히바쿠샤가 아닌 존재로 일본을 떠돈다.

영주는 누구보다 평범한 일상을 꿈꿨던 한국 여성, 일본에서 치료를 받아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해 계속되는 일본 정부의 부재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자신이 히바쿠샤라도 일본에서는 히바쿠샤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뒤 몰려온 참을 수 없는 상실과 무기력함의 끝을 보여준 영주의 모습은 소름이 끼치도록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히로시마 메세지'는 현재 일본 아베 정권이 한국에 보여주고 있는 태도를 '최영주'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냈다. 당시 강제징용 피폭자들은 분명 `피해자`지만 현 일본 아베 정권이 그들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지난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아 그들이 피해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것처럼...

어쩌면 우린, 표현의 자유만 허락된 `일제강점기`를 현재에 다시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식민지의 강제징용 그리고 그 속에서 일어났던 히로시마 원자폭탄이라는 전쟁의 피해 속에서 억울하게 죽어갔던 강제징용 피폭자들 그리고 현재까지도 그들을 외면하고 있는 일본 정부, 극단새벽의 히로시마 메시지는 그들의 만행을 알리는 큰 매개체가 되고 있다.

또한, 현재 우리는 원자폭탄이라는 위험천만한 전쟁 살인 무기로 도심 전체가 쑥대밭이 되는 공포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에 기댄 체 편리함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은 원자력에 중독된 다른 형태의 히바쿠샤 `최영주`의 모습으로 비춰지고있지는 않을까.

극단새벽의 '히로시마 메세지'는 우리의 무관심이 과거 침묵으로써 강제징용 피폭자의 외침을 무시했던 일본 정부의 모습과 같은것은 아닌 지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한다.

강제징용을 인정하지 않는 아베 정권을 향해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는 극단새벽은 상업주의 공연예술의 제작과 유통방식을 극복하기 위한 독립예술 제작방식을 토대로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을 제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극단새벽이 전하고자 하는 `히로시마 메시지`가 오늘의 하늘을 훨훨 날아 여러 사람들에 닿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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