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광주 찾아 5·18 피해자에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사죄할 것"
노태우 장남, 광주 찾아 5·18 피해자에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사죄할 것"
  • 강성
  • 승인 2019.12.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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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가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 앞서 노재헌씨는 지난 8월 당시 신군부 지도부 직계가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입 5.18 민주묘지를 참배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출처=구글이미지)

(영남연합뉴스=강성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사죄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6일 오월 어머니 집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쯤 광주 남구 오월 어머니 집을 찾은 노태우 장남 노재헌 씨는 5·18 피해자들과 회동 당시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해 무릎 꿇고 일본의 잘못된 과거사에 대해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의 책을 가지고 와 그의 말을 인용했다.

노씨는 "하토야마 유키오는 `사과는 피해자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저도 오월 가족들이 그만하라고 하실 때까지 사과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진보정치인으로 지난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원폭 피해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등 지속해서 한국을 찾아 전쟁 피해자에 사죄한 인물이다.

노재헌 씨는 "아버지께서 직접 유감을 표현하셔야 하는데 병석에 계셔 여의치 않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사과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으니 살아계시는 동안 광주를 자주 찾고 싶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날 노재헌 씨 자신의 누나이자 노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씨도 광주를 방문할 의사를 내비쳤으며 연내 광주를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또한 1988년 5·18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 묘역에 참배했지만 병세에 있다는 노 전 대통령은 아직이다.

노재헌 씨는 지난 8월 23일 오전 11시쯤 신군부 지도부 직계가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화 묘지를 방문해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방명록을 남긴 후 윤상원·박관현 열사와 전재수 유공자 묘역을 찾아 참회했다.

노씨는 5·18민주묘역을 방문한 사진을 병상에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오월 단체 관계자와 비공식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아버지께서 평소 `역사의 잘못은 바로잡고 가야 한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라며 "그 뜻을 가족들이 공감하고 있어 장남으로서 광주에 용서를 구하고 싶다"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씨는 배석자와의 대화에서 `아버지(노태우 전 대통령)의 회고록 문제도 개정판을 낼지 상의해 봐야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앞서 노태우씨는 지난 2011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의 방문에 오월 단체 관계자는 노 씨에게 "이런 식의 사죄로는 오히려 반감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 사과하고, 40년이 되도록 풀리지 않는 5·18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행동에 나서달라"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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