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이 목적 '트로피 사냥'…멸종위기 북극곰 사냥 사례 ↑'개체수 급감'
즐거움이 목적 '트로피 사냥'…멸종위기 북극곰 사냥 사례 ↑'개체수 급감'
  • 천하정
  • 승인 2020.01.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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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목적으로 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사냥 표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북극곰이 사냥되면서 개체수가 급감하고있다.(사진출처=트로피 사냥 금지를 위한 캠페인 제공) 

단순히 즐거움을 얻기 위해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것을 ‘트로피사냥’이라고 한다. 머리·뿔 등 사냥한 동물의 사체 일부는 경기에서 이긴 사람에게 주어지는 트로피처럼 여겨지는데 짐바브웨 황게국립공원에서 살던 사자 부자가 국립공원 밖으로 나가자마자 트로피 사냥으로 희생됐다.

사자 부자가 나란히 사냥을 당하는 비극이 발생하자 트로피사냥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짐바브웨 정부는 이런 사냥이 합법임을 강조하며 금지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트로피사냥을 하려면 대개 사자는 수만달러, 기린은 수천달러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트로피사냥을 통한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짐바브웨 정부는 매년 동물별로 쿼터를 정해 사냥 면허를 팔고, 여행사는 이 면허로 패키지 상품을 만든 뒤 관광객에게 판다. 주로 아프리카 초원에서 벌어지던 트로피사냥이 요즘에는 북극까지 번졌다.

캐나다 북극권 지역에서 북극곰이 죽임을 당하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이는 이들 곰을 박제해 전시하려는 ‘트로피 사냥’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

야생동물의 사체 전부나 일부를 일종의 기념품이나 노획물로 전시하기 위해 그 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 사냥꾼들은 이제 사자나 기린 같은 아프리카 초원의 동물들에게만 위험한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아 먹이를 잡기가 어려워진 북극곰들에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북극권 지역에서는 북극곰 5000여마리가 바로 이 트로피 사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영국 일간 미러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캐나다 북극권 지역으로 북극곰 트로피 사냥 여행을 제공하는 업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해당 지역의 북극곰 개체 수도 감소했다.

이에 대해 ‘트로피 사냥 금지를 위한 캠페인’을 추진하는 에두아르도 곤살베스 대표는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북극곰이 기후변화 탓에 심각한 멸종 위험에 처한 것을 잘 알려졌다. 만일 북극곰이 살아남길 원한다면 무의미한 살육을 멈춰야 한다”면서 “영국 정부는 모든 트로피 사냥 노획물의 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영국이 호주와 프랑스 그리고 네덜란드와 달리 특별 허가증이 있으면 동물 사체의 반입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

트로피 사냥 전문 업체들은 북극곰 사냥에 성공한 고객들의 기념사진을 공개하며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일부 업체는 12일 동안의 사냥 여행 중 북극곰 한 마리를 사냥하는 데 3만6000파운드(약 5300만원)밖에 들지 않는다면서도 현지 이누이트족 가이드가 사냥에 동참해 안전하게 사냥을 즐길 수 있다고 홍보한다.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의 테레사 텔레키 박사는 “얼음이 사라지면 북극곰들은 육지로 밀려나 트로피 사냥꾼들에게 손쉬운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캐나다는 이 위기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극곰은 해빙(바다 얼음) 서식지가 점차 줄면서 세계자연기금(WWF)에 의해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전 세계적으로 2만2000~3만1000마리의 북극곰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7년에 미 지질조사국(USGS)은 해빙이 얇아져 2050년 무렵 북극곰 개체 수 3분의 2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천하정 기자 ynyh-chj@ynyon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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