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비와 어무이' 이성두
[시] '봄비와 어무이' 이성두
  • 김상출
  • 승인 2020.06.09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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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비와 어무이

                                                 이성두

어무이
요긴 춘 사월
시방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구먼요
꽃이란 놈이 제 딴엔 한 인물씩 하지요

어무이
그 옛날 호미질하시든 남새밭은
이제 잡초만 와글와글해요

어무이
그곳에도 봄비는 더러 오는지요
요즈음 무슨 꽃을 아끼시남 유

마당 가에 맨드라미 씨앗은 파종했겠지요
이승과 저승이란 고것이 동화맹키로
말짱 도루묵인 걸 내사 잘 알지요
그래도 이놈 맘속엔 어무이가 살아계신
저승이 엄연히 있구먼요
자줏빛 자운영 꽃 고운 앞 들녘에
오늘맹키로 봄비 추적 이는 날엔
겁나 보고 싶구먼요

언젠가 그날이 오면 어무이
쓰시든 쪽 비녀 유품으로 챙겨 두었는디
꼭 쥐고 갈 거구 만유.

 

사진=좌측사진(무료이미지 픽사베이), 우측사진(캘리그라피-도운 김종기), 좌측하단(이성두)
사진=좌측사진(무료이미지 픽사베이), 우측사진(캘리그라피-도운 김종기), 좌측하단(이성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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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출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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