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 혁신의 공간,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가 없다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 혁신의 공간,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가 없다
  • 김진우
  • 승인 2022.08.0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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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무료이미지 픽사베이)
위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무료이미지 픽사베이)

지난 7월 말, 내년도 사서교사 선발 인원 37명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발표하였다. 퇴직에 따라 발생하는 결원만을 최소한으로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2개월 늦게 발표한 중등교사 임용 시험 사전 예고에서 교육부의 제3차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2019-2023) 내용이나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사항, 예년 사서교사 선발 추세와는 상반된 사서교사 선발 계획을 돌연 발표한 것이다. 이에 최근의 학교도서관 정책과 법령, 사서교사 배치 상황을 고려하여 수험 생활을 이어온 수험생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 활성화를 통해 자유학기제 및 고교학점제 등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활력을 불어넣어 다양한 교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계획했던 교육 현장 역시 날벼락을 맞았다며 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2018년 정부는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으로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배치를 의무조항으로 두었다. 또한 교육부는 학교도서관진흥법 시행령 개정으로 학교 당 1명의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배치기준을 발표하였다. 교육부는 다시 2019년에 제3차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전체 11,785개교 중 50% 이상 학교에 사서교사를 배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2018학년도 228명, 2019학년도 163명, 2020학년도 213명, 2021학년도 233명, 2022학년도 215명의 사서교사가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되어 본인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며 교육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렇게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의욕적으로 학교도서관 진흥을 위해 노력해온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내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사전 예고에서 돌연 법령과 교육부 중장기 정책 속 사서교사 배치 계획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우리 학생들의 미래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은 근시안적 행정이며, 자가당착의 모순에 빠지는 일이기도 하다.

기간제 사서교사 임용도 포기한 채 중등교사 임용 시험 수험 생활에만 매진해온 박모씨(24세, 청주시)는 “법령과 정부의 중장기 정책에 따라 예년과 같은 사서교사의 선발을 예상하고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유예한 채 모든 삶을 중등교사 임용 시험에 매진해 왔다. 늦게야 발표된 사전 예고 내용에 너무 허탈하다. 수년을 투자하여 준비하는 시험에서 시험일을 단 4개월 남겨두고서, 기존의 사서교사 임용 추세와 전혀 다르게 최소한의 충원만 하는 것으로 발표하는 것은 청년들에게서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막막하다.”라고 울분을 토하였다.

학교 현장에서도 내년도 사서교사 선발 최소화 계획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모 교장(61세, 대구광역시)은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심장이다. 작지만 강한 어느 나라에서는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도서관에 들러 지난 밤 읽었던 책 이야기를 하면서 학교생활을 시작한다고 한다. 교과 수업은 입시라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다. 학교도서관은 그리고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그것은 국가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사서교사는 미래 아이들을 품어,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사람들이다. 사서교사들이 너무 점잖아서 푸대접 받는 게 아닌가 한다. 그들의 선발이 교육부 약속대로 이루어지길 소망한다.”라고 의견을 전하였다.

장모 교장(61세, 대구광역시) 역시 “코로나 19 상황 전후로 학교도서관 온ㆍ오프라인 정보자원을 활용한 수업으로 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온 사서교사의 활약을 지켜보았다. 우리 학교에도 멋진 사서교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었는데, 참담하다. 학교에서 시교육청에 사서교사 배치 요청을 해도 턱없이 부족한 사서교사 배치 상황을 양해해 달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다.”라며 사서교사 배치에 대한 바람을 전하였다.

사서교사 배치율은 타 비교과교사 배치율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국립과 공립의 각급 학교 국가공무원 정원표에 따르면, 2022년 2월 기준 보건교사 8,882명, 영양교사 6,653명, 전문상담교사 3,839명인 데 비해 사서교사는 1,570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비교과교사 중 사서교사만 타 비교과교사 대비 10% 수준에 그치는 선발 인원을 발표한 이번 사전 예고는 비교과교사 배치 형평성 측면에도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교육부의 제3차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중 50% 이상 학교에 사서교사를 배치하겠다고 선언할 당시에, 타 비교과교사 배치율과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예비 공고에서 보건교사, 영양교사, 전문상담교사의 경우 각각 334명, 331명, 196명 선발을 발표하였으나, 사서교사는 최소한의 충원만을 반영한 37명 선발을 발표한 것이다.

지역 특성에 따른 사서교사 배치율 역시 교육 격차와 관련하여 심각한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수도권 사서교사 배치율은 16.4%이지만, 광역시나 도단위는 14.4%, 7.6%로 지역적 한계로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 해당할수록 사서교사 배치율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더 큰 문제는 사서교사가 배치된 경우가 미배치된 학교도서관보다 장서 수, 자료구입비, 학교도서관 규모, 대출자료 수가 큰 차이를 보이며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는 점이다. 이에 교육 격차 및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지방 중·소도시를 비롯한 농어촌 도서 산간 지역에 사서교사 우선 배치가 시급하다.

강화읍의 전교생 100명 이내 소규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씨(48세, 강화읍)는 다음과 같이 도서 산간 지역에 사서교사 우선 배치에 대한 희망을 전하였다. “여건이 좋은 지역, 큰 학교는 학교도서관도 멋지고, 사서교사도 배치되어 있는데 외곽지, 작은 학교는 학교도서관 문이 내내 닫혀있어요. 대도시에 사서교사가 있는 큰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집에는 코로나 19 상황이 지속될 때 재택 독서 교육 키트가 배달되는 것을 보고 너무 부러웠어요.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풍부한 정보를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실용적 문해력도, 충동성을 억제하고 한발 한발 나아가는 힘도 길러주어 인성 교육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요. 하지만 가정에서의 노력만으로는 아이의 정보 활용 습관을 체계적으로 길러주기가 힘들어요. 우리 아이 학교에도 사서교사가 빨리 배치되었으면 해요.” 

교육 격차, 정보 격차 그늘은 깊어져만 가고 학생 인성과 문해력은 부족해져만 가는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발표한 내년도 교사 임용 계획에 교육 당국이 최근까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사서교사 배치 정책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내년도 사서교사 선발은 반드시 예년 수준을 고려해 확대되어야 하며, 교육 당국이 앞장서서 교육 혁신의 공간인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미래를 위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진우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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