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시장
청정 김병효
허기 찾는 발걸음 소리
부연 어둠 속 천근의 눈을 비비며 품을 팔기 위해 모여드는 풀벌레 우는 곳
어떤 이의 눈물이고
어떤 이의 생채기 같은 옹이가 박혀있는
세월의 풍상風霜*을 맞는 동안
얇아져 가는 소맷자락은 언제나 고독하다
살아 있는 동안 긴장을 놓지 못했던
잡풀 더미 속
살갗의 이는 바람이 시린 속을 달래준다
빈 종이컵이 모래사장에 나뒹군다
팔려나가는 팔려나가지 못한
보폭 사이, 그곳은 언제나 시퍼런 바닷물이 출렁인다
배고픈 마지막 일터
누구인가?
밟히고 밟힌 굴곡진 골목길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누구의 그림자도 없는 누군가가 숨소리를 들려놓는다
*풍상風霜
ㅡ많이 겪은 세상의 고난이나 고통.
▶프로필
-출생:강릉 출생,아호:청정靑庭
-시의전당문인협회 부회장
-(사)문학愛 시 신인상
-한국문인협회고흥지부 사무국장
-시와 늪, 문학수,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현) 월간 '난과 생활' 난시 연재중
-저서:남색빛 들꽃으로 피다, 솜틀집 막내아들 외 다수
김상출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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