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화장품 시대
먹는 화장품 시대
  • 김안드레
  • 승인 2017.07.0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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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연합뉴스=김안드레 교수)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카피문구를 많은 분들이 기억한다. 먹을 수 있는 영양분이나 식품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자는 의미와 인공적인 원료가 아닌 천연원료를 이용한 천연화장품 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화장품법에 의하면 화장품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화장품”이란 인체를 청결·미화하여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기 위하여 인체에 바르고 문지르거나 뿌리는 등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을 말한다. 다만, 「약사법」 제2조제4호의 의약품에 해당하는 물품은 제외한다.

신라대학교 제약공학과 김안드레 교수

자 그럼 물을 충분히 많이 마셔서 피부가 그 전보다 건강하게 보인다면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화장품법에 의한 정의와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화장품의 사용 목적과는 부합된다. 2013년도 한 외신 뉴스에 '하루에 500ml 물 6병을 마시는 것이 10년을 젊어보이게 한다는'한 영국여성의 주장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었다. 탈수상태(수분부족상태)가 되면, 몸은 세포로부터 물을 뽑아오게 되어 눈은 움푹 들어가서 퀭해 보이고, 피부는 더 건조하게 느껴지게 되며, 피부는 탄력을 잃게 되어 더 늙어보이게 된다는 내용이다. 꼭 이러한 외신 기사가 아니더라도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피부가 더 아름다울지는 상식수준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체에 바르고 문지르고 뿌리는 방법이 아닌 식품이나 영양제의 형태로 복용하는 방법을 이용함으로써 피부에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게 하며 피부를 건강하게 할 수 있다. 가령 화장품이나 이와 유사한 물질을 치료를 목적으로 바르거나 복용한다면 의약품으로 분류될 것이고 예방 또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복용한다면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될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건강기능식품법에 따라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 피부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원료와 피부보습에 도움을 주는 원료를 피부건강 기능식품 기능성원료로 허가를 해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원료로는 콜라겐 펩타이드류, 히알루론산 등이 있다.

전통적인 바르는 화장품 회사들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이 피부건강과 관련된 건강기능식품들을 생산 하여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하고 있으며 그 시장 또한 점점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먹는 화장품 세계시장규모는 2015년에는 40조 달러로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추세이며 중국시장은 3조2000억 시장이며 국내 시장도 4,000억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름개선효과로 잘 알려진 기능성화장품 원료인 레티놀의 경우 피부로 흡수되는 피부개선 효과에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먹는 화장품의 개념으로 연구하여 피부개선 및 혈액순환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마시는 형태의 제품을 생산한 경우가 있으며 비타민 보충제의 형태로 상품화된 경우도 있다. 피부는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물과 영양분을 끊임없이 공급받아야하며 그렇지 못 할 경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된다. 비타민의 경우 비타민을 복용한다고 다 인체에 흡수되지는 않는다. 또한 섭취한 비타민이 피부까지 도달하는 양은 더더욱 적기 때문에 먹는 것 보다 바르는 것이 피부에 더 좋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아직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과학적인 검증 및 연구가 진행되어야 정확한 효과의 진위를 알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피부의 건강을 위해 바르는 것과 먹는 원료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곧 가까운 시일 안에 먹는 화장품의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필자는 예상한다.

이것은 현재 피부건강을 타겟으로 상품화된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먹는 화장품을 의미하는데 먹는 화장품의 경우 바르는 화장품에 비하여 그 효과가 느리게 나타난다는 차이점과 일정기간 사용으로 나타나는 효과가 바르는 화장품과는 다른 메카니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바르는 화장품과 먹는 화장품이 서로 경쟁하여 시장을 쟁탈하는 레드오션(red ocean)이 아닌 서로 시너지(synergy)효과를 일으키는 블루오션(blue ocean)을 형성할 것이다. 물론 기존 먹을 수 있는 식품 원료나 생체 물질 또는 안전성이 확보된 원료의 경우를 이용하여 제품화된 제품으로 한정 짓는다.

먹는 화장품과 관련된 용어들은 이너뷰티(Inner beauty), 뉴트리코스메틱스(nutricosmetics) 등이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너뷰티(Inner beauty)는 화장품을 바르는 등의 인위적인 방법으로 피부 표면만 가꾸는 것이 아니라,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피부 속 건강을 챙김으로써 피부 자체를 좋게 만드는 의미이며 뉴트리코스메틱스(nutricosmetics)는 먹는 화장품, 기능성 화장품(cosmeceuticals) 및 기능성 식품(nutraceuticals) 등으로 표현되는 합성어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2014년 미국 한 화장품 회사에서는 마시는 자외선 차단제를 출시하였고 2015년 국내 기업도 마시는 선크림을 출시한 바 있다. 손톱과 머리카락 관련 먹는 화장품도 출시되고 있으며 피부노화 예방과 다크써클을 줄여주는 제품, 먹는 향수 등의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먹는 화장품시장이 새로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적·기술적 지원과 소비자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바르는 방법이 아닌 복용하는 방법의 차이 때문에 무엇보다 부작용과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일일권장량, 개인의 체질, 효과 및 용량용법 등이 건강기능성법에 의한 인허가 제도처럼 과학적·법적인 기준이 뒷받침 되어져야만 한다. 먹는 화장품 시장을 건강기능식품의 한 부분으로 단정 지어 제도화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기능이 피부건강의 일부 효능뿐만 아니라 헤어, 손톱, 주름, 자외선차단, 다크써클, 향수 등의 화장품의 효능 부분을 넘나들고 있고 그 시장 규모도 매우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법적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져야할 것이다. 현재 관련 업계에서 출시 판매가 되고 있는 제품들은 건강기능식품 피부건강 제품으로 한정적 제품 출시를 할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소비자들에게 먹는 화장품을 홍보하여 그 정확한 정의와 기능을 상식적인 수준으로 친근하게 만들어야 하며 현재 제한적인 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법적인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국책과제를 통해 그 기능성과 안정성을 증명하고 제품화할 수 있는 과학적인 체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먼저 수행되어져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의 데이터 축적을 통해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 관련 기업과 학계 연구자들의 많은 연구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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