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91편, 험블리 세계 여행 -  왕가의 여름 궁전, 펠레슈 성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시나이아(Sinaia) 라는 도시의 이름은 인근에 있는 시나이아 수도원에서 딴 것이며 수도원의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시나이 산에서 유래 된 것이라고 한다.조용하고 성스러운 이름의 수도원이 있는 이 곳이 루마니아 최대 휴양지가 된 것은 19세기 말 카롤 1세의 여름 궁전인 펠레슈 성이 생기면서 수도인 부쿠레슈티 에서 연결 되는 기차 길이 연결 되어 많은 왕족들이 여름이면 이 곳에 머물게 되면서부터 라고 한다. 그렇다면 오늘은 우리가 오늘날 그들처럼 휴양을 즐길 수 있게 해 준 펠레슈 성을 봐야하지 않겠냐며 숙소를 나섰다.

 

동화 같은 작은 광장을 지나 예쁜 공원 쪽으로 향했다. 풀과 나무들 사이로 예쁜 조형물과 호텔 건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희고 화려한 외관의 건물. 알고 보니 카지노이다. 역시나 외형부터 마음을 홀리게 하는구나… 물론 나는 카지노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공원을 가로질러 나오니 멋진 분수 뒤로 묘비들이 모여 있다. 이 곳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군인들이 묻혀 있는 묘지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분들 덕에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멋진 시나이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시 눈을 감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 본다. 묘지를 지나 또다시 나타난 오르막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랐다.

 

숲 속에 온 듯 맑은 공기가 코 끝을 스치니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금새 식어 없어지는 느낌이다. 조금은 힘겨운 계단 길이지만 조금 더 힘을 내 천천히 걸어 올라 갔다.

 

뭔가 심상치 않은 건물의 지붕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로 시나이아 수도원이다.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시나이 산에서 유래 된 시아이아 수도원은 도시명에도 영향을 주며 시나이아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현재는 약 20여명의 수도원이 거주하고 있는 이 곳은 과거엔 이 곳을 세운 왈라키아 공국의 귀족인미하이 칸타쿠지노의 여름 별장으로 사용 되었다고 한다.

 

굉장히 화려하거나 규모가 크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시나이아의 이른바 정신적 지주로서의 존재감은 엄청난 듯하다. 수도원을 잠시 둘러본 후 다시 공원 같은 숲길을 걸어 들어갔다. 높이 치솟아 올라 있는 나무들의 풍성한 잎들이 마치 작은 터널을 이룬듯하다. 곧 숲길의 양 옆으로 각종 수공예품과 기념품들, 전통 의류나 신발 등을 판매하는 노점들이 가득 들어서 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만큼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임을 짐작하게 한다.

이것 저것 눈이 많이 가지만 엄남편은 성큼성큼 앞으로 잘도 나아간다. 남편은 유혹으로부터 나를 지켜내겠다는 듯 한눈 팔고 있는 나를 잡아끌었다. 네…참 잘하셨어요…

 

아름다운 숲의 재미난 구경거리를 즐기며 어느덧 우리는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이용 되었다는 펠레슈 성(Peles Castle)의 입구에 도착했다. 멀리서도 멋진 성의 모습은 정말 압도적이다. 펠레슈 성(Peles Castle)은 루마니아의 왕 카를 1세가 41년에 걸쳐 완공 시킨 성으로 차우세스쿠의 공산주의 정권 시절엔 전체가 닫혀 있다가 독재자가 물러나게 된 12월 혁명 이후 다시 관광객들에게 오픈 되었다고 한다. 동화 속 성의 모습처럼 뾰족한 첨탑과 화려한 모습의 궁전의 모습은 그야 말로 황홀하다.

 

유의해야 할 점은 펠레슈 성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이고 마지막 입장 시간이 오후 4시 15분 까지이며 5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마지막 입장 시간에 맞춰 들어간다 하더라도 5시에는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이 곳에 도착한 4시 20분경, 아쉽지만 멋진 펠레슈 성의 외관과 풍경들을 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성 주변 곳곳의 노점상들은 서서히 가게를 접고 마지막 떨이를 팔고 있었고 그 중 예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베리 바구니를 하나 사서 한 알씩 입에 쏙쏙 넣어가며 성의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다음에 다시 오겠 노라는 인사와 함께 이 곳을 뒤로 했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8월 13일 92편 연재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