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2)
도박중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2)
  • 최이순
  • 승인 2017.09.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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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연합뉴스=최이순) 전회의 글에서 도박이란 무엇인가를 다룬 것에 이어서 이번 회에서는 도박중독이란 의미를 좀 더 알아보자. 중독자들은 대부분 우연한 기회에 동료들과 재미로 도박을 시작하게 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중의 돈을 밑천으로 얼마간의 돈을 따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그리고 어쩌다 돈을 따면 공짜로 생긴 돈에 짜릿함을 느끼고 더 따고픈 욕심에서 베팅금액을 키운다. 당연한 결과로 이후 돈을 점차 잃기 시작하겠지만 이 경우 돈을 빼앗겼다는 안타까움에 우울하고 불안해져서 감정통제가 어려워지는 한편 마지막으로 한 번 따게 된다면 절대로 다시 하지 않으리라 결심한다. 그러나 막상 돈을 딴다 해도 욕심이 발동하여 계속하게 되고 또한 잃으면 잃는 대로 본전을 만회한 다음 안 하겠다는 다짐으로 계속한다.

그러나 도박의 본질이란 그 자체가 불확실한 것에 거는 내기이므로 결과의 발생에는 일정한 법칙이 없고 우연에 의해 달라지는 것으로서 단기적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한편, 장기적 예측은 반드시 잃게 된다는 것이다. 잃으면 당황하여 잃었던 돈을 한 번에 도박으로 해결하겠다며 빚도 내고 거짓말로 돈을 끌어다가 요행을 바라고 도박에 다시 뛰어들곤 한다. 그리고는 더 이상 돈을 구할 수 없게 되면 인생의 바닥을 경험하면서 “나는 지금 왜 이런 상황이 되었나?” 하며 스스로를 한탄한다.

이제 이 같은 도박문제를 가볍게 생각하고 무시하기 전에 우리 자신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도박이란 행위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람만이 중독되는 것이 아니다. 도박문제는 1980년대부터 정신건강분야에서 질병으로 분류하였으며 또한 전 세계적으로 도박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좀 더 분명하고 새로운 진단명을 부여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충동조절장애(impulsive control disorder)의 아형인 병적도박(pathological gambling)으로 명명되는 한편, 2013년부터는 도박장애(gambling disorder)라고 하는 독립된 영역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기준의 의미를 좀 더 살펴보아야 하겠다. 도박장애의 진단기준을 살펴보면 “➀ 원하는 흥분을 얻기 위해 액수를 늘리면서 도박하려는 욕구가 생긴다 ➁ 도박을 줄이거나 중지시키려고 시도할 때 안절부절 못하거나 과민해진다 ➂ 도박을 조절하거나 줄이거나 중지시키려는 노력이 반복적으로 실패한다 ➃ 종종 도박에 집착한다(예, 과거의 도박 경험을 되새기고, 다음 도박의 승산을 예견해 보거나 계획하고, 도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 ➄ 괴로움(예, 무기력감, 죄책감, 불안감, 우울감)을 느낄 때 도박을 하게 된다 ➅ 도박으로 돈을 잃으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음날 다시 도박을 한다 ➆ 도박에 관여된 정도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➇ 도박으로 인해 일자리나 교육적⦁직업적 기회를 상실하거나 자신의 중요한 일들을 소홀히 한다 ⓽ 도박으로 인한 절망적 경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으로부터 돈을 빌린다”

만일 1년 동안 위 9가지 항목 중 자신이 4개 이상 해당되는 상황에 있다면 도박장애로서 치료가 당장 필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해당 항목의 개수가 많을수록 심각도는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것은 정신의학적 관점의 진단기준이고 일반인들이 자신의 중독정도를 더 간단하게 알아보고 싶으면 한국도박문제 관리센터 홈페이지(www.kcgp.or.kr)에 들어가면 여기에서 제공하는 선별검사(도박중독 자가진단)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이제껏 현장에서 많은 중독자들을 보아 왔던 저자의 견해로는 도박에 대한 인식이 낮을수록 누구든 도박장애란 질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남녀노소, 직업여하를 막론하고 도박중독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왔다.

우리나라는 IT 강국답게 도박중독 문제가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이는 도박중독이 주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온라인의 보급과 발달로 인해 새로운 신종 도박이 불법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것들에 유혹을 당한다. 그러다 보니 어린 청소년들이 중독으로 빠지는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고 있어서 결국 우리 어른들의 잘못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헤치고 있는 셈이다. 중독이 되는 과정은 어른이나 청소년이나 다르지 않겠지만 특히 학생들의 경우 교육청, 학교, 교사, 가정,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 청소년들을 도박의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는지 염려가 된다.

누구든 처음부터 중독되어 있거나 중독자로 정해진 것도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냥 어쩌다 재미로 시작해서 따는 재미에 흥분을 느낀 탓에 더 딸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게 되었을 뿐이며 이로 인해 중독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게 된 것이다. 결국 중독자들은 경제적, 가정적, 사회적, 직업적으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되고 그러면서도 그들이 도박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딴 적이 있어서... 또 딸 것 같아서...’ 이다. 그러는 동안 가족이 주는 행복감도 정서적 친밀감도 이들에게는 도외시 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도 둔감해진다.

자신이나 가족의 일원이 도박에 연루된 상황을 알게 된다면 이제 이를 간과하지 말자. 중독자는 스스로 무력함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본인이 용기를 내기 어려우면 이를 본 가족들이 용기를 내서 개선된 변화가 나타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만일 가족 중의 누군가가 중독되었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전문가로부터의 도움 요청을 미루지 않아야 한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한국도박문제 관리센터 24시간 무료상담 1336으로 전화를 하면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모든 것은 무료로 지원되므로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부산센터장 최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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