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2편.붉은 영웅의 도시 울란바토르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2편.붉은 영웅의 도시 울란바토르
  • 허정연
  • 승인 2017.09.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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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Ulaanbaatar)는 몽골어로 ‘붉은 영웅’을 뜻한다.
과거 독립 운동과 인민 혁명 운동 과정을 이끌어 내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중심지인 울란바토르는 몽골 인구의 절반 정도 되는 약 150만 명 정도의 인구가 몰려있는 대도시이다. 오늘도 우리가 묵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의 사장인 소욜록의 5살 난 아들이 바지도 입지 않은 채로 온 집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이제 말문이 트인 건지 계속해서 뭐라 말은 하는데 도무지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소욜록 역시 아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단다.^^


오늘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빵과 계란으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울란바토르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다. 나갈 준비를 하던 중 벌써 첫번째 위기에 봉착 했다. 도착 날부터 간질거리던 목에 통증이 오더니 온 몸에 열까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은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숙소에서 몽골 투어를 알아보며 쉬기로 결정했다. 몸 져 누워버린 내가 안타까웠는지 소욜록은 고기 덮밥을 만들어 기운 차리라며 전해 줬다. 맛은 좋았으나 고기가 목에 넘어가지 않아 먹는 둥 마는 둥… 결국 엄봉이가 거의 다 먹었지만 신경써서 음식을 해 준 그 마음이 너무도 따뜻하고 감사하다. 약을 먹고 좀 더 쉰 뒤 어느 정도 회복 되자 다시 나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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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깨끗한 하늘의 모습에 기분만큼은 상쾌하다. 숙소를 조금 걸어 나와 보니 골목마다 많은 안경점들이 눈에 띈다. 몽골 사람들은 시력이 좋으니 안경이 필요 없을 거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길을 걷다 보니 이 곳 사람들은 시력 교정용 안경 뿐 아니라 뜨거운 햇살을 가릴 선글라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곳곳에 형형색색의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과 선글라스를 파는 노점들도 많이 보인다. 나도 속상했던 아침 일은 잊고 그 중 괜찮아 보이는 안경점에서 새 선글라스를 하나 구입했다. 무난하고 가벼운 편광렌즈에 가격도 우리 돈 약 35,000원으로 꽤나 저렴하다.
우와! Made in Korea! 역시 한국 제품은 믿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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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선글라스로 뜨거운 햇살을 피해가며 대로변을 조금 걸어 나가니 커다랗고 넓은 광장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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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흐바타르 광장 혹은 칭기즈칸 광장으로 불리우는 곳이다. 이 곳이 울란바토르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울란바토르 광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사당과 오페라 발레 극장, 공산주의 시대의 문화 궁전, 몽골에서 제일 높은 블루 스카이 빌딩, 몽골 국립역사박물관 등의 시설들이 모여 있으며 많은 행사가 열리는 시민들의 공간이다. 광장의 원래 이름은 몽골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해방시킨 담딘 수흐바타르의 이름을 딴 수흐바타르 광장이었지만 최근 칭기즈칸 광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사실 관광객들에게도 칭기즈칸 이라는 이름이 익숙한데다 공산주의 시절 폄하 되었던 칭기즈칸의 명성을 다시금 불러 낸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국회 의사당의 중심에 칭기즈칸의 동상이 넓은 광장을 바라보고 있다. 칭기즈칸 양 옆으로 또다른 기마상이 있고 그 가장자리에 각각 대를 이은 아들 오고타이 칸과 손자 쿠빌라이 칸의 동상도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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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 편으로 늠름하게 서 있는 수흐바타르의 동상 주변으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몽골에서는 말이 오줌을 누는 것을 길조라고 여기는데 독립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 온 수흐바타르가 타고온 말이 오줌을 눈 그 자리에 동상을 세웠다 라는 일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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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의 칭기즈칸 광장은 생각보다 한적한 느낌이지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여유롭게 자전거도 타고 데이트를 즐기기도 하며 아이들은 재미난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노는 등 시민들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공간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다. 그 모습을 마치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듯 한 칭기즈칸! 이곳이 내게는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 중 한 곳이었다.


길을 걷다 더워 진 우리는 커피 한잔 마시며 쉴 곳이 간절해 진 찰나에 어디선가 낯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제과점 브랜드인 Tous les jour가 아주 시내 중심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몽골에서 지금까지 지나쳐 온 카페나 제과점 중에서도 가장 크고 모던한 분위기! 왠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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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것 같은 달콤한 휴식을 즐긴 우리는 다시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넓게 펼쳐진 거리에 보이는 거리에 빨간 사과 모양의 무언가가 보여서 가 보니 비틀즈의 동상이 재미나게 서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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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거리라 불리는 이 거리 주변으로 카페들과 상점들이 들어서 있으며 젊은 청년들이 많이 찾는 거리라고 한다. 서울로 치면 신사동에 있는 가로수길 정도로 생각하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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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필 비틀즈라… 왠지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사실 이 곳은 1990년 몽골의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2008년 정치인과 사업가 및 예술가들의 기부금으로 세워졌으며 70-80년 당시 사실상 금기 시 되었던 서구문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비틀즈의 노래를 십대들이 아파트 계단에서 모여 함께 들으며 부르며 자유를 갈망하던 시절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젊은 청년들을 비롯 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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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거리에서 걸어 나와 이번엔 ‘서울의 거리’ 라고 쓰여 있는 기둥이 눈에 띄어 잠시 멈추었다. 몽골 국립극장과 철도대학 간 2.1㎞에 조성된 서울의 거리는 1995년 서울시가 몽골 울란바토르 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다음해인 1996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성된 곳이라 한다. 한국 떠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지만 낯선 땅에서 느껴진 내 고향 땅과의 친밀한 인연, 그리고 한글로 쓰여 있는 서울의 거리라는 글자가 너무도 반가워 한동안 그 곳을 서성이기도 했다.


더 돌아 보고 싶지만 늦은 하루를 시작해 날이 저물어 가는 데다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인하여 오늘은 이만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축구장에 모여 서로 공을 주고 받으며 축구 경기를 하는 모습이 보다. 문득 방과 후 고무줄 놀이를 하며 보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가 새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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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토르.
처음엔 막연히 생소하고 많이 다를 거라 생각 했다.
물론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냄새 나는 사람들이 살고 생활하기도 하며 내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이 곳 사람들의 이방인을 보는 시선도 낯설지 않다
날이 저물어 기온이 떨어지니 괜찮았던 몸 상태가 다시 안좋아지는 듯 하다.
며칠 후 시작 될 우리의 21일 간의 몽골 대 탐험을 위해 내일은 휴식을 취하며 몸을 회복 시키기로 하고 우여곡절 많았던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한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9월 21일 3화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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