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독립 운동과 인민 혁명 운동 과정을 이끌어 내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중심지인 울란바토르는 몽골 인구의 절반 정도 되는 약 150만 명 정도의 인구가 몰려있는 대도시이다. 오늘도 우리가 묵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의 사장인 소욜록의 5살 난 아들이 바지도 입지 않은 채로 온 집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이제 말문이 트인 건지 계속해서 뭐라 말은 하는데 도무지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소욜록 역시 아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단다.^^
오늘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빵과 계란으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울란바토르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다. 나갈 준비를 하던 중 벌써 첫번째 위기에 봉착 했다. 도착 날부터 간질거리던 목에 통증이 오더니 온 몸에 열까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은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숙소에서 몽골 투어를 알아보며 쉬기로 결정했다. 몸 져 누워버린 내가 안타까웠는지 소욜록은 고기 덮밥을 만들어 기운 차리라며 전해 줬다. 맛은 좋았으나 고기가 목에 넘어가지 않아 먹는 둥 마는 둥… 결국 엄봉이가 거의 다 먹었지만 신경써서 음식을 해 준 그 마음이 너무도 따뜻하고 감사하다. 약을 먹고 좀 더 쉰 뒤 어느 정도 회복 되자 다시 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깨끗한 하늘의 모습에 기분만큼은 상쾌하다. 숙소를 조금 걸어 나와 보니 골목마다 많은 안경점들이 눈에 띈다. 몽골 사람들은 시력이 좋으니 안경이 필요 없을 거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길을 걷다 보니 이 곳 사람들은 시력 교정용 안경 뿐 아니라 뜨거운 햇살을 가릴 선글라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곳곳에 형형색색의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과 선글라스를 파는 노점들도 많이 보인다. 나도 속상했던 아침 일은 잊고 그 중 괜찮아 보이는 안경점에서 새 선글라스를 하나 구입했다. 무난하고 가벼운 편광렌즈에 가격도 우리 돈 약 35,000원으로 꽤나 저렴하다.
우와! Made in Korea! 역시 한국 제품은 믿을 만 하다.
새로 산 선글라스로 뜨거운 햇살을 피해가며 대로변을 조금 걸어 나가니 커다랗고 넓은 광장이 눈에 들어온다.
국회 의사당의 중심에 칭기즈칸의 동상이 넓은 광장을 바라보고 있다. 칭기즈칸 양 옆으로 또다른 기마상이 있고 그 가장자리에 각각 대를 이은 아들 오고타이 칸과 손자 쿠빌라이 칸의 동상도 자리하고 있다.
길을 걷다 더워 진 우리는 커피 한잔 마시며 쉴 곳이 간절해 진 찰나에 어디선가 낯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제과점 브랜드인 Tous les jour가 아주 시내 중심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몽골에서 지금까지 지나쳐 온 카페나 제과점 중에서도 가장 크고 모던한 분위기! 왠지 뿌듯하다!^^
한국에 온 것 같은 달콤한 휴식을 즐긴 우리는 다시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넓게 펼쳐진 거리에 보이는 거리에 빨간 사과 모양의 무언가가 보여서 가 보니 비틀즈의 동상이 재미나게 서 있는 모습이다.
더 돌아 보고 싶지만 늦은 하루를 시작해 날이 저물어 가는 데다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인하여 오늘은 이만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축구장에 모여 서로 공을 주고 받으며 축구 경기를 하는 모습이 보다. 문득 방과 후 고무줄 놀이를 하며 보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가 새어 나온다
처음엔 막연히 생소하고 많이 다를 거라 생각 했다.
물론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냄새 나는 사람들이 살고 생활하기도 하며 내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이 곳 사람들의 이방인을 보는 시선도 낯설지 않다
날이 저물어 기온이 떨어지니 괜찮았던 몸 상태가 다시 안좋아지는 듯 하다.
며칠 후 시작 될 우리의 21일 간의 몽골 대 탐험을 위해 내일은 휴식을 취하며 몸을 회복 시키기로 하고 우여곡절 많았던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한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