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3편.21일 간의 몽골 대장정에 나서다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3편.21일 간의 몽골 대장정에 나서다
  • 허정연
  • 승인 2017.09.21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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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3편, 21일 간의 몽골 대장정에 나서다.

우리가 몽골로 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고비 사막, 그리고 밤 하늘의 쏟아지는 별들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란바토르 외곽으로는 언어 문제, 도로 문제 등으로 우리 같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스스로 여행 하기는 상당히 힘들다고 한다.보통 여행사나 현지 게스트하우스에서 진행하는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데 1-2인으로 구성 되는 개인 투어에 비해 5-6인의 그룹 투어로 진행 하면 비용이 거의 반값 이상 저렴해 진다. 그래서 함께 동행할 사람들을 찾아 그룹을 만들어 투어를 진행하는 여행객들이 많다. 하지만 비수기인 4-5월은 몽골 투어가 활성화 되는 시기가 아니어서 몽골 구석구석 탐험해 보고 싶은 우리와 일정이 맞는 동반 여행자들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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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골든 고비(Golden Gobi)라는 이름의 업체에서 남고비와 북쪽 홉스골 호수까지 넉넉히 볼 수 있는 21일 간의 투어로 우리 일정에 맞게 동행을 구해 주겠다며 5-6인 금액을 제시했다. 꽤나 괜찮은 조건에 비록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곧 바로 예약 확정을 했다. 21일 간의 몽골 투어!!! 말만으로도 설렌다. 물론 며칠간 씻기도 힘들고 척박한 환경에서 적응하며 다녀야 한다지만 이 또한 재미난 경험일 것 같다는 기대감으로 어깨가 들썩인다. 출발 당일, 4일간 정들었던 소욜록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이렇게 21일 간의 긴 몽골 여행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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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전의 울란바토르 시내는 조용하다. 하지만 출발 장소인 골든 고비 게스트하우스 주변에 도착하자 많은 여행객들로 시끌벅적 해 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게다가 길에는 신기하게 생긴 차들이 우리를 비롯한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푸르공(자동차) 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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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TV 매체에서 접했던 푸르공을 타고 떠난다는 생각에 진짜 몽골에 왔구나 새삼 다시 한번 실감한다. 푸르공은 러시아산 미니 봉고차 같은 승합차인데 사람 태우는 걸 잊어버리고 만든 차라며 놀림 받을 만큼 승차감이 좋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승차감 좋고 편리하게 나온 현대식 미니밴은 시원한 에어컨에 좌석이 편하고 깔끔한 장점이 있는 반면 값이 비싸고 끝이 보이지 않는 울퉁불퉁한 허허벌판 초원길에서는 운행 중에 잔 고장이 잦은데다 복잡하고 섬세한 최신식의 기술과 장비들을 공급받기 쉽지 않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래서 단순하고 튼튼하며 고장 나더라도 그 자리에서 뚝딱뚝딱 고치기 쉬운 푸르공이 오히려 장기간의 몽골 여행에 적합하다고 한다. 게다가 우리에겐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줄 거라는 기대까지 더해졌다.

“쎈베노!!!(안녕하세요)”
하며 '데기'라는 젊은 여자 가이드와 '감바'라는 운전사 아저씨가 다가왔다. 우리를 21일 동안 몽골로 안내해 줄 두 사람이다. 밝은 성격의 데기는 며칠 전에도 한국인들과 여행했다며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었다. 그룹 투어 이지만 인원이 다 모아지지 않은 관계로 우선 우리 둘만 먼저 출발 후 다른 여행자들은 다음 여행지로 바로 와서 합류하기로 했기에 처음 2~3일 정도는 개인 투어의 느낌으로 시작 되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푸르공의 승차감은 나쁘진 않았다. 물론 그다지 좋지도 않았다...


우리 푸르공은 먼저 울란바토르가 한눈에 보이는 전승기념탑으로 향했다. 가파른 오르막은 푸르공을 타고 올라갔지만 내려서는 높은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했기에 엄봉이도 나도 차오르는 숨을 쉬어가며 어느덧 기념탑에 도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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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승 기념탑이라 불리는 이 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과 몽골 연합 군대가 힘을 합쳐 일본군에 승리해 독립을 이루어 낸 것과 희생 된 무명의 군인들을 위해 세운 기념탑이다. 기념탑은 깃발을 들고 있는 듯한 석상과 그 뒤로 둥근 띠 모양의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띠 안쪽에는 전쟁 당시의 승리를 이룬 장면을 색색의 작은 타일들을 붙여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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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승 기념탑에서 울란바토르 시내가 한눈에 들어 오기도 했다. 새로 개발 중인 지역들, 큰 도시를 더 확장하고자 하는 모습들과 함께 저 멀리 듬성듬성 게르도 보인다. 한 편으로는 대도시의 성장이 서글퍼지기도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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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곳을 나와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이 있는 총징 볼독(Tsonjin Boldog)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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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에서 약 54km 정도 떨어져 있는 이곳은 전투를 마치고 온 칭기즈칸이 황금 채찍을 발견 했다는 곳이라 하여 몽골제국의 800주년 기념으로 2008년에 지어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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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40m, 무게 250톤의 스테인레스 스틸로 제작된 거대한 칭기즈칸 기마상은 넓고 푸른 초원 위에서 천하를 호령하는 듯한 은빛의 카리스마와 역동감이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하다. 내부는 전시관으로 박물관과 각종 기념품 가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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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장화 한 쪽이 눈에 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장화로 기네스북에도 등재 되어있는 이 장화는 이 곳의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의 발 크기에 맞게 제작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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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바로 뒤쪽으로는 황금 채찍을 재현하여 전시해 놓기도 했다. 각종 전시물들에서 몽골인들의 그에 대한 존경심이 드러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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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의 위대한 업적을 기릴 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 물과 불을 신성시 여기며 집 내부 마다 신성한 공간을 섬기고 가족의 평안을 바라며 생활하는 몽골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었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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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호?(갈까?)"
“요위!(가자!)”
데기가 발걸음을 재촉 한다. 큰 슈퍼마켓에 들러 며칠간 필요한 것들을 장만한 후 오늘 밤을 보낼 첫 목적지인 테를지 국립공원(Terelj National Park)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매연과 모래 먼지로 숨쉬기가 힘들었지만 테를지로 들어서자 녹색이 보이기 시작 했고 그제야 코가 뻥 뚫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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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를지로 들어서자 거북이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눈에 띈다. 곳곳에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Ger)로 지어 진 숙소들이 모여 있는 그 모습이 우리에겐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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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의 내부는 꽤 단순하다. 가운데 스토브와 가장자리엔 침대가 둘러 있다. 많은 나무 막대들이 커다란 게르를 구성하며 지탱하고 있는데 거센 몽골의 바람에도 잘 버틴다고 한다. 화장실은 바깥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이다. 말이 화장실이지 나무 판자로 가려진 공간에 발판용 나무판자 두 개가 깊은 구덩이 위로 걸쳐져 있는 작은 공간이다. 발을 딛고 올라서려니 다리가 후덜덜 거린다. 적응해 보려고 노력 해야지…앞으로 21일을 이런 생활을 할테니!게르에 짐을 놓고 숙소를 운영하는 가족들을 방문해 인사를 하고 소파에 앉자 곧 하얀 밀크티를 대접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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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테차라고 불리는 이 밀크티는 고소하면서도 달지 않고 오히려 짭짤하다. 몽골 사람들은 손님이 방문하면 언제나 이 수테차를 대접하며 손님을 맞이한다고 한다. 처음 맛보는 짭짤한 밀크티가 어색하지만 마실수록 고소한 맛에 매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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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로 고기 야채 수프와 ‘호쇼르’ 라는 몽골식 만두까지 대접받은 우리는 출출했던 데다가 익숙한 듯 새로운 음식 맛에 어느새 한 그릇을 다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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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맞이 해주신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부른 배를 꺼뜨릴 겸 산 중턱에 보이는 사원으로 걸어 가 보기로 했다. 이 사원은 '아리야발'(Aryapala) 혹은 새벽 사원 이라 불리는 곳으로 부처님이 전설 속에서 타고 다녔다는 코끼리를 형상화 하여 지어진 사원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긴 계단이 마치 코끼리의 코를 연상 시킨다 몽골의 주교는 티벳 불교인 라마교인데 1921년 공산당 시절 수많은 라마교 사원들이 파괴 되어 사라진 와중에 파괴되지 않은 사원 중 한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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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하지만 꽤나 긴 사원으로 가는 길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읽고 볼 수 있도록 불교 경전의 내용을 나타내는 그림과 문구가 그려진 판이 길을 따라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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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판의 끝엔 커다란 정자 속에 큰 마니차가 자리하고 있다. 마니차를 시계 방향으로 돌려 멈추는 숫자에 담긴 내용이 본인의 일생 중 중요한 교훈에 해당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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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았던 코끼리의 코 부분인 108개의 계단을 열심히 한걸음씩 오르고 또 올라 드디어 사원에 도착! 이 곳에 올라와 보니 아름다운 테를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속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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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기와 함께 사원 내부를 둘러 본 후 천천히 다시 숙소로 내려 와 휴식을 취하다 보니 어느덧 저녁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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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아주머니가 만들어 주신 말린 고기가 들어간 볶음면으로 가이드인 데기, 기사인 감바 아저씨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우리의 첫날 밤을 마무리 했다.
금새 어두워진 하늘은 별로 가득했고 주변은 너무도 고요해 평화로운 가운데 급격히 떨어진 밤 기온에 너무 추운 나머지 침대 위로 침낭까지 꺼내어 쏙 들어가 고요한 밤 하늘을 구경할 새 없이 이내 잠이 들었다.
내일도 멋진 하루가 되길 기대하며…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9월 25일 4화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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