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4)
행복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4)
  • 최이순
  • 승인 2017.09.27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남연합뉴스=최이순) 저자가 근무하는 센터 사무실 입구에는 다음 문구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행운(요행)을 떼어내면 행복이 됩니다.”

4잎 클러버는 행운이고 3잎 클로버는 행복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3잎 클로버에 행운을 위한 잎 하나를 덧붙이고자 너무 욕심을 내다가는 자칫 본래의 행복 자체를 짓밟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의 형태가 이미 다양하게 주어져 있다. 그러나 도박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지금의 행복마저 마다하고 더욱 큰 행운만을 좇고 찾다 보면 이미 갖고 있던 자산과 인간관계 및 정신건강 등 많은 것을 일시에 잃어버리곤 한다. 행복의 감각이란 우리들 눈에 보일 수 있는 것으로서 보다 현실적이고 확실한 것이어서 우리 가까이에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행운이란 눈에 보이기는커녕 매우 불확실하고 가까이 할 수 있을 만큼 흔치도 않다. 우리는 이미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불확실한 행운을 바래면서 멀리서 행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행복에 대한 연구는 꽤 많지만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우선적 요소가 된다는 주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원인이기도 하고 결과이기도 한 돈의 문제가 도박중독에는 항상 연결된다. 돈이 없어서 행운을 바라며 도박을 하기도 하고 또는 돈이 있어서 도박을 하기도 한다. 도박중독이란 이렇듯 돈이 있든 없든 돈 때문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돈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마음을 다스려서 만족한 삶을 살려고 하는 의지가 행복으로 가는 우선적인 지름길이다. 돈은 벌어가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재미와 보람 또는 그 어려움을 함께 하여야 실제로 벌어질 수 있으며 또한 그래야만 그 돈은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이다. 중독자들은 이러한 과정이 없는 돈을 그냥 편하게 얻고자 한다. 도박으로 일시에 생기는 돈은 과정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돈으로는 결코 행복을 담보할 수가 없다. 행복이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통찰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삶이다.

얼마 전 센터를 이용하는 내담자들과 함께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는 만족한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체험활동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경험하였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도록 우리 자신이 장님이 되어 보기도 하고 그곳에 계신 몸이 불편한 많은 분들을 돕는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도 만날 수 있었다. 도박문제를 가진 내담자들 또한 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많은 느낌과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였으며 만족할 줄 모르는 끊임없는 욕심에 자신을 불행한 지난날을 돌이켜 보는 것 같았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우리들 본성의 좋은 모습이 드러날 수 있는 하루가 된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을 자각하기보다 때때로 인간의 욕구는 보이지 않고 멀리 있는 불확실한 것을 찾아 해매기도 한다. 부족함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부단히도 노력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다 보면 어느덧 행운에 너무 의존하게 되는 마이너스 사고방식에 빠지기 쉽다.

우리가 갖고 있는 소중한 마음자세란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자. 행운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플러스 사고방식이다. 플러스 사고는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치시키며 변화를 유발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도박중독자에게는 특히 이런 플러스 사고방식이 필요한데 도박중독자들이 도박을 하는 과정에서도 그렇고 치료를 받으면서도 마이너스 사고에 붙잡혀 있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부정하고 부인하려고만 한다. 무엇이 행복인 것일까?

심리학에서 말하는 긍정심리학은 바로 플러스 사고를 하자는 것이다.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만 하다보면 욕심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다. 차라리 내안에 있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 개발하고 긍정적인 정서와 행동을 해 보면 어떨까? 그 발견에 감사하고 더 개발하면서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내가 중독자라는 것을 숨기려고 전전긍긍하지 말고 지금의 상황을 인정하고 더 변화시킬 요인을 찾아 변화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면서 평온함을 청하고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찾아서 변화를 위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삶의 자세가 바로 만족한 삶일 것이다. 어린 시절 우울해 하던 나에게 아버지는 “너는 너의 행복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셨던 적이 있다. 그러시고는 내 마음 속에 내재된 행복의 조각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스스로 찾아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셨다. 가끔 내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겨질 때면 아버지의 이러한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행복은 행운처럼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찾아가는 노력이 함께 할 때 찾아오는 것이어서 대박처럼 갑자기 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천천히 다가오는 속성이 있다. 열심히 하루하루 성실하고 충실하게 살다 보면 어느새 행복은 우리 옆에 다가와 우리 자신을 포옹하게 된다. 이렇듯 행복은 플러스 사고방식과 함께 내 마음속에 있는 것으로서 이를 멀리서 찾으려 하면 오히려 자꾸 멀어질 뿐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반면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만나고 있는 매 순간을 정성껏 살아가면서 난관을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실행의 과정과 자세가 또한 행복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보다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으며 동시에 후회하지 않는 과거를 만드는 방편이 된다. 도박문제로 힘들어하는 대상자와 그 가족들 또한 행복의 이러한 의미를 이해하고 천천히 극복의 발걸음을 내디뎠으면 한다. 그 행복을 향한 걸음과 여정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부산센터는 늘 그들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부산센터장 최이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