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송학 그리고 날개를 달다' 김성호

2020-07-08     김상출

      송학 그리고 날개를 달다

                                                       김성호

겨울
그 해
혹독하게 보내더니
빼앗긴 자화상은 일그러져
윤기 없는 까칠한 살결을 욕탕으로 밀어 넣고 파
언덕 하나를 넘겨 본다

내리막길을 걸을수록
바람은 얇아지고
태양이 건네는 미소 속으로
물소리가 껍질을 벗기며
노란 봉오리에 화관을 둘러선 
송화 아가씨 나비를 타고 빨간 우체통에 가던 날

진한 국물에 더한 푸른 잔
여운이 깊어진다
순筍은 길게 손을 뻗어
지붕 위 하트를 열며
피톤치드로 임을 맞이한다


당신
에메랄드그린.

 

사진=전체사진(캘리그라피-도운

▶프로필
-출생:부산
-시의전당 문인협회 이사
-부산문인협회 등단

김상출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