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린날에 내 살았지' 강선기

2021-10-08     김상출

  어린날에 내 살았지

                               강선기

뱀허물처럼
허물 거리며
온몸을
감아도는  비오는 거리에
두고온
내고향  빈집에는
봄 풀이 자라
잡초되어   누워
오가는 길손이라고는
간간히 비를 맞고
찾아오는 새벽안개 뿐

바람에   허리춤을 추는
늙은 감나무그늘밑에
감꽃이 피었는지

빈창을 열어보는
장작더미에는
푸른 곰팡이가 웃는
내 고향

 

사진=무료이미지

▶프로필
-현)김해거주
-시의전당문인협회 회원
-시사모 특별회원
-대한 문학세계 詩 등단
-공저:시사모  동인지, 내몸에 글을 써다오

김상출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