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11편. 안타까운 역사의 도시-카라코룸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11편. 안타까운 역사의 도시-카라코룸
  • 허정연
  • 승인 2017.10.19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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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11편, 험블리 세계 여행 - 안타까운 역사의 도시, 카라코룸
카라코룸(Kharakorum). ‘검은 숲길’ 이란 뜻의 몽골 제국 초기의 수도였으며 당시 유라시아를 호령할 정도로 몽골 역사상 다시 없을 번영의 중심지였다. 오늘은 이 곳 역사의 도시인 카라코룸으로 향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도착한 이 곳은 ‘카라코린(Kharakhorin)’ 이라는 이름으로 지금은 고대 유적지나 박물관 근처에 기념품 가게 및 노점들이 들어서 있고 곳곳에 작은 호텔들이 전부인 작은 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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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노점 기념품 가게들 앞으로 푸르공을 주차해 두고 우리는 몽골 최초의 라마 불교 사원인에르덴조 사원(Erdenezuu Monastry) 으로 들어갔다. 에르덴조 사원은 멀리서도 눈에 띄는 초르텐이라 불리우는 티벳 양식의 하얀 불탑(white stupa)이 성벽처럼 둘러 싸며 세워져 있다. 이 안으로 예전에는 엄청난 수의 작은 수도원들이 있고 1000여명의 수도승들에 의해 보존 되고 있었는데 불교 탄압으로 상당수가 파괴되어 사라지고 현재는 넓은 초원 지대 위에 약 18개 정도만 남아있다고 하니 쓸쓸함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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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모습의 에르덴조 사원 내 가이드는 우리를 구석구석 안내 해주며 친절히 설명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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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식의 사원 옆쪽으로 티벳 양식의 사리탑 모양의 사원이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 한곳에서는 실제로 수도승들이 지내며 생활하는 템플이 있었는데 젊은 수도승들은 바라를 치며 불경 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을 방해하는 건 아닐지 조심스러움에 가만히 들여다 보고는 금새 나와 넓은 에르덴조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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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도 하지만 지금껏 지켜 오며 명맥을 이어 나가는 수도승들과 몽골인들의 믿음에 깊은 감명을 받기도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곳에서 차로 약 2분 가량의 가까운 거리에 있는 카라코룸 박물관을 들렀다.
이 위대한 고대 도시를 잊혀지게 놔 두기에 아까웠는지 일본 정부가 나서 몽골과의 합작으로 만든 박물관이라고 한다.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 나 역시 일본이 나섰다는 데 조금 시기심이 들기도 했지만 이렇게라도 전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곳을 유지하고 보존시켜 나가고자 하는 시도가 좋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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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촬영은 금지 되어 있었지만 몽골의 역사와 위대했던 카라코룸의 흔적들을 이 곳에서 엿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깔끔한 디자인과 시설, 그리고 최신식의 수세식 화장실까지! 일본의 손길 역시 있는 곳인 듯 하다. 이렇게 고대 도시 카라코룸을 지나 몇일 전부터 기대 했던 온천을 즐기러 떠났다. 이 지역이 몇 천년전 화산 폭발로 만들어져 곳곳에 온천도 많다고 한다. 3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온천 리조트는 그야말로 우리가 지금껏 지나왔던 몽골의 숙박 시설 중 최고였다. 따뜻한 노천탕에 샤워시설에 수세식 화장실은 물론 기대도 안했던 와이파이까지!!! 생각보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 노천탕 만의 추운 겨울 속의 뜨거운 온천을 즐기기 힘들었으나 선선한 바람이 불고 경치도 좋고 몸도 풀리니 이정도면 만족이다. 온 몸에 열이 오르며 땀이 나자 시원한 맥주와 땅콩을 함께 곁들이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렇게 즐거운 온천욕을 마치고 오늘은 말레이시아 친구인 한 과의 마지막 밤이라 데기가 허르헉과 함께 보드카까지 준비했다. 이런 특별식을 준비할 줄은 몰랐는데 데기 역시 한이 먼저 떠나는게 아쉬웠는지 열심히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허르헉은 양고기와 야채를 달궈진 돌과 함께 냄비에 쪄 내는 몽골의 전통 음식으로 몽골의 유목민들이 귀한 손님 방문시나 집안의 대소사를 지낼 때 주로 내는 음식이다. 원래 여름이나 가을철에 신선한 고기를 사용하기에 봄철인 지금은 못 먹게 될 줄 알았는데 예상치못하게 맞이 한 데기의 허르헉은 좀 질기긴 했지만 열손가락에 양고기 기름을 묻혀가며 너무도 맛있게 잘 먹었다. 게다가 기름진 양고기 허르헉에 감바 아저씨가 준비한 독한 보드카는 최고의 궁합이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게르 내에서도 와이파이가 잡힌다는 소리에 다들 황급히 핸드폰에 집중하며 더잘 잡히는 곳을 향해 뿔뿔이 흩어졌다. 몽골이라는 허허벌판에 자연과 문화를 즐기러 왔으면서 와이파이가 된다는 말에 다들 다시 문명의 노예로 변해버린 것이다. 한 두시간 동안 서로 말없이 핸드폰만 보고 있다 문득 서로의 모습을 보며 피식 하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렇게 그동안 못했던 온천과 샤워 그리고 와이파이 연결까지 더해 오랜만의 불편한 편리함을 즐기고 다시 게르로 돌아와 한 과의 마지막 밤에 남은 보드카 한잔씩 기울이며 마무리 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0월 23일 12편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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