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아버지의 일기(84~88일차)
(연재)아버지의 일기(84~88일차)
  • 김소정
  • 승인 2017.10.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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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일기 84
1951년(檀紀四二八四年)4월2일(四月二日)월(月)맑음작일昨日, 아랫집 국민방위소대본부國民防衛小隊本部에서는 훈련訓練에 출동出動하지 않았다 하여, 그저 매를 대어 그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농촌無識農村의 청년靑年을 때리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좀 더 어디까지든지 정신적精神的으로 교양敎養할 수 없나 하는 것을 생각하였다.
인도적人道的이며 도덕적道德的으로….새벽 해뜨기 전前에 고모님이 지어주시고 부친父親의 따뜻한 사랑으로 아침을 먹고 쌀을 짊어지고 길을 나섰다.
도중途中, 창원과 함께 하숙집으로 왔다.
방은 매우 서글펐다.
학교學校에서 ‘답프 뗀스’ 견학見學을 하였다.
과연 우리나라에도 저러한 예술인藝術人이 있다는 데, 대對하여 기쁘기 한량限量이 없었다.
하교下校한 후, 집으로 와서 본즉 나무가 하나도 없었다.
나는 매우 불안감不安感을 가졌다.
그리하여 곧 읍邑으로 가서 3천5백환에 한 짐 산 후, 또 농부農夫 한 사람이 새벽 일찍이 산山과 같이 한 짐 하여 오는 것을 또한 3천5백환에 사다.
 

아버지의 일기 85
1951년(檀紀四二八四年)4월3일(四月三日)화(火)흐림
앞 도로道路는 오늘도 끊임없이 보급품補給品을 실은 자동차는 분주하게 먼지를 일으키며 왕래하고 있으며, 낮게 뜬 전투기 쏜살같이 천봉산千峯山을 넘어 어디로인지! 침천정枕泉亭 냇가 물에 다리 놓은 것은 지나간 해동解冬비에 모두들 부서지고 혹或은, 물에 떠내려가기도 해 서 아침마다 학생學生들은 양말을 벗고 건너다.
3시時간째는 수학시험數學試驗을 보았다.
대략의 친우들은 별로 걱정스러운 기색氣色이 보이지 않았다.
모두들 학습장學習帳을 내놓고 문제를 해결解決하라 하기에 놓고 하 여 생각하여 보아도, 도저히 풀기 곤란하여 ③번番만 대략大略하여 놓 고 ①, ②번番은 풀지 못하였다.
나는 답답하여 “수학數學은 심산深山의 무궁화”無窮花라는 문구文句를 써서 내놓았다.
공납금公納金 6천6백환 지불支拂하다. 밤에는 심리心理시험 준비에 오래도록 앉았다가 잠에 취하여 아침을 맞이하였다.
 

아버지의 일기 86
1951년(檀紀四二八四年)4월4일(四月四日)수(水)맑음
아침밥을 일찍이 지어 먹었다.
본교本校에서 조회朝會를 마치고 농업農業 선생님으로부터, 내일 4월 5일은 우리나라 식목 기념일植木記念日에 심을 묘목苗木을 준비準備하여 오라는 데, 대對하여 말씀을 듣다.
우리 사범생師範生은 또다시 분교分校로 가서 본교생本校生보다 유다 른 대우로 책상을 놓고 수업授業을 받았다.
미술美術시간이다. 미술美術 선생님은 참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지나친 교재敎材로써 교 수敎授하여 주는데 의依해, 학생學生들로 하여금 불편不便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수업授業을 마치고 음악音樂 과외수업課外授業을 하여 보았다.
우리 남학생男學生은 5, 6명名에 지나지 않고 여학생女學生 전부全部였다. 또한, 한편 좀 부끄러운 생각이 일어났으나 밤에는 학교學校 근처近處 에 계시는 ‘선배’ 두 분이 오시어, 이성異性에 대한 많은 참고될 점을 이 야기하시어 나에게는 많은 참고자료資料가 되었다. .
 

아버지의 일기 87
1951년(檀紀四二八四年)4월5일(四月五日)목(木)맑음
어젯밤 늦게까지 손님과 함께 놀았는지 아침에 늦게서야 일어났다.
우리들은 아침을 먹고 어제 준비하였던 묘목苗木을 가지고 학교學校로 갔다.
모두들 좋은 꽃나무, 많은 묘목苗木심을 때의 주의注意사항 몇 가지를 듣고 각各 담당구역擔當區域에 가서 심었다.
오늘 아침 조회朝會시간에는 여학생女學生 일인一人도 보이지 않더니, 늦게서야 비로소 두서넷씩 떼를 지어 침천정枕泉亭으로 가는 것이었다.
우리 사범과생師範科生은 식목植木을 다 마친 후, 읍방위본부邑防衛本部에 책상을 운반하러 가서 하나씩 어깨에 메고 침천정枕泉亭에 가본즉, 거기에는 선생님들이 교실敎室에 계시고 여학생女學生들은 밖에서 이곳저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재잘거리었다.
남학생男學生은 많은 불편不便을 가졌다.
 

아버지의 일기 88
1951년(檀紀四二八四年)4월6일(四月六日)금(金)맑음
동생들은 집으로 가다.
밤에는 주인댁主人宅의 손님인 배재중학培材中學 5학년생學年生과 같이 잤었다.
아침은 이웃 김순익金淳益에게 부탁하여 지어 먹었다.
등교登校하여 곧 학급學級 조회朝會를 마치고 좌석座席을 바꾸었다.
다가오는 화요일火曜日, 심리心理시간에 시험試驗을 본다고 예정豫定하였다.
오늘도 하교下校한 후, 집으로 와서 본즉 동생들은 집으로 갔었다.
다만 학습장學習帳 정리로 인因하여 하루의 일과日課를 무심無心히 보내었다.
밤에는 정현 형과 함께 자습自習하다가 아랫마을 박 형이 와서 여러 가지 이야기 등等을 하다가 잠을 못 이겨 그만 누워 버렸다.
꿈에 돌아가신 ‘어머님’을 보다.
그 반가움! 아침에 해 뜸과 함께 그 ‘어머님’ 모습 간 곳 없이 이 자者에게 눈물을 흘리게 할 따름이다.

(영남연합뉴스=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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