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16편. 시베리아의 진주 - 바이칼 호수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16편. 시베리아의 진주 - 바이칼 호수
  • 허정연
  • 승인 2017.11.06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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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16편, 험블리 세계 여행 – 시베리아의 진주, 바이칼 호수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역사를 지니고 담수호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저수량과 1637m의 깊이를자랑하는 바이칼 호수(Lake Baikal).몽골어로 ‘자연’을 뜻하는 바이갈(БАЙГАЛЬ) 에서 유래 된 이름을 가진 만큼 또한 세계에서 가장 풍부하고 다채로운 담수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시베리아의 진주이다. 이 호수 내에 있는 22개의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인 올혼 섬(Olkhon Island)은 길이 약 72km의 크기로 호수 안에 있는 섬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이르쿠츠크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우리는 올혼 섬의 후지르(Khuzhir) 마을에 머물며거대한 바이칼을 감상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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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혼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호수를 건너가야 하는데 추운 겨울에는 호수가 꽁꽁얼어 있기 때문에 버스가 직접 언 호수 위로 갈 수 있고, 여름철 호수가 완전히 녹은 상태일 땐 배로 버스를 실어 섬으로 이동을 하는데 봄철의 호수가 완전히 녹지 않았을 경우에는 버스가 올혼 섬으로 들어가지 않아 쇄빙선으로 따로 이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갔었던 5월 중순은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다행히 완전히 녹은 바이칼 호수 위를 배를 타고 이동 할 수 있었다. 오전에 이르쿠츠크의 숙소를 출발해 달리던 버스는 어느새 배 선착장에서 멈춰 섰고 올혼 섬에서 오는 배를 기다렸다. 선착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기 위해 기다렸고 그 동안 푸르고도 맑은 바이칼을 감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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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와 우리 모두를 실은 배는 올혼 섬으로 데려다 주었고 배에서 내린 버스는 약 1시간 정도 비포장 도로를 더 달려 올혼 섬의 후지르 마을에 도착 했다. 오늘은 후지르 마을을 한바퀴 돌아 보려 숙소에 짐을 풀고 숙소를 나섰다. 후지르는 알혼섬의 한 마을로 바이칼을 찾아 온 많은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들과 레스토랑들이 모여있다. 하지만 우리가 간 5월 중순의 이 곳은 아직은 비수기라 그런지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카페들은 문을 닫았고 포장되지 않은 도로에서 날리는 모래들 때문인지 마을은 관광지라기엔 황량한 느낌 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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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쯤 아름다운 석양을 보기 위해 부르한 케이프(Cape Burkhan)로 향했다. 낮엔 보이지 않던 꽤나 많은 관광객들이 어느 덧 이곳에 모여 있었다. 그토록 푸르던 바이칼 호수는 어느덧 금빛으로 물들고 있었고 그 모습에 황홀함에 젖어 쌀쌀한 바람에도 아름다운 바이칼의 석양에 푹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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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후지르 마을에서의 첫날을 보낸 후 다음날 오전 올혼 섬 북부로 올라 가 보기로 했다. 올혼 섬 북부 끝자락에서 보는 바이칼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에 부풀었다. 오전 10시쯤 숙소 앞으로 낯설지 않은 차 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몽골에서 21 일간 타고 다녔던 푸르공이다. 올혼 섬 전체가 포장도로가 없고 산지가 많아 이곳 역시 튼튼한 푸르공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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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탄 푸르공은 뒤뚱거리고 덜컹 거리며 전혀 포장 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올혼 섬을 헤쳐 나갔다. 푸르공 기사 아저씨는 가는 길 곳곳에 세워 충분히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호수라고 하기엔 너무도 거대하고 짙은 푸른 빛의 바이칼을 보고 있자니 마치 대양을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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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정확한 내 배꼽 시계는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음을 알렸다.. 우리의 푸르공 기사님은 센스 있게 관광객이 드문 예쁘고 조용한 작은 마을 호숫가에서 차를 세웠다. 식사 준비 할 동안 마을의 언덕을 올라 바이칼과 마을을 바라보았다.
아찔한 절벽에서 바라본 호수는 꽤나 높은 언덕 아래에서도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일 만큼 너무도 맑고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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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을 언덕을 오르내리며 호수를 구경하는 동안 어느덧 푸르공 기사 아저씨가 정성껏 준비해 준 점심 식사가 완성 되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오믈(Omul)과 야채가 들어간 맑은 수프이다. 바이칼 호수에서 서식하며 이곳 사람들이 즐겨 먹는 생선인 ‘오믈’은 보통 훈제 하거나 구워 먹기도 한다. 너무도 생소한 오믈 수프는 일단 맛을 보니 담백하고 고소한 것이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 빵과 절인 오이를 곁들여 같이 먹으니 든든한 한끼 식사로 훌륭했고 어느새 한 그릇을 뚝딱 비운 우린 서로의 빈 그릇을 보며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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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점심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계속 해서 북쪽으로 더 나아가며 달려 간다기 보다는 거의 기어 가다 할 정도로 조심스레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 어느덧 올혼 섬의 끝자락인 호보이 곶(Cape Khoboy)에 도착 했다. 거대한 바위가 신의 옆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는 이 곳은 샤먼들이 영성을 충전하던 곳으로 샤먼의 고향이라 불리기도 한다. 아름답다 못해 신성함 마저 감도는 이 곳, 올혼 섬의 최북단에서 더 이상 범접할 수 없는 미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나 역시 눈을 감고 대 자연의 품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여 가며 깨끗이 정화 되는 느낌을 받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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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 마다 감탄하며 알혼섬 북부를 둘러본 후 다시 후지르 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쯤이었다. 하루 종일 푸르공을 타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온 종일 달려 나른하고 피곤한 몸에도 후지르 마을과 아름다운 석양을 또 다시 보고싶은 마음에 부르한 케이프로 올랐다. 오늘도 어김없이 금빛으로 물든 바이칼 호수를 바라보며 내일이면 이곳을 떠난다는 아쉬움으로 언젠가 다시 이 시베리아의 진주를 찾길 바래 본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1월 9일 17편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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