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26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향해!!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26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향해!!
  • 허정연
  • 승인 2017.12.11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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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26편, 험블리 세계 여행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향해!!

2017년 6월 18일, 수즈달을 떠나 블라디미르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는 날이다. 예쁜 수즈달의 숙소에서 제공 되는 러시아식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식당으로 내려가자 반갑게 아침 인사를 하며 우리를 맞이한다. 기본 빵과 치즈가 세팅이 되어 뜯어 먹고 있으니 죽 같은 음식 하나가 나왔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것을 꺼려하는 엄봉이는 역시나 한 입 먹어 보고는 숟가락을 놓았다. 만나야 까샤(Манная каша) 라고 불리는 러시아 식 우유 죽으로 예상치 못한 달콤한 맛이 어색 해 당황스럽지만 먹다 보니 꽤나 먹을 만 하다. 다음으로 나온 건 크레페 같이 생긴 러시아 식 팬케이크인 블리니(blini)이다. 블리니(blini)는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넣고 얇게 부쳐 햄이나 치즈 혹은 연유 등을 넣어 먹는 음식으로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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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히 러시아 식 아침 식사를 먹은 후 느즈막히 블라디미르로 향했다. 아름다운 이 곳을 떠나려니 아쉽긴 하지만 앞으로의 여정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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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기 위해 다시 찾은 블라디미르. 이 곳 역시 파란 하늘에 날씨는 너무나도 좋다. 이 날로 벌써 블라디미르 중앙역과 버스 터미널은 세 번째로 오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벌써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리 기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후 5시 25분으로 예정 되어 있고 약 13시간이 걸리는 거리이지만 하루가 지난 다음날 아침 도착이기 때문에 오늘의 숙소는 기차 안 침대가 되었다. 몇 번을 타본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어느덧 우리에게도 익숙해 진 교통 수단이 되었고 붉은 선이 조화로운 승무원들의 회색 유니폼 역시 친숙하게 느껴 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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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출발 후 약 13시간 후인 다음날 오전 6시 30분경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도착 했다. 러시아의 북서부와 핀란드 만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 Санкт-Петербург)는 문화와 예술의 중심 도시로써 북쪽의 베네치아 라는 별칭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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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을 기대하고 기차에서 내리니 이른 오전 시간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양의 비에 흠뻑 젖은 우리는 이른 시간이지만 어쩔 수 없이 예약 해 둔 숙소의 문을 두드렸다. 막 잠에서 깬 듯한 키가 큰 여직원이 문을 열어 주며 미안해 하자 되려 우리가 더 미안해 진다. 당장 침대가 준비되지 않아도 좋으니 체크인 시간까지 앉아 쉴 공간이라도 필요했던 우리였지만 약 30분 후 고맙게도 바로 침대를 제공해 주며 쉴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 덕분에 피곤했던 몸을 잠시 눕혀 꿀 잠을 잘 수 있었고 오후 1시쯤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났지만 여전히 꽤 많은 비가 내리는 창 밖을 보니 다시 피곤해진다. 블라디미르에서 부터 워낙 비를 많이 맞아 더이상의 비는 원하지 않았으나 날씨를 누가 탓하랴... 날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비가 오면 비 오는 대로 즐겨야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화창한 날씨가 좋다. 그렇지만 호스텔에서 커다란 우산 하나를 빌려 비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로 나섰다. 큰 우산을 썼음에도 쌀쌀한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에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지만 나름대로 운치 있는 도시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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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 강 주변은 궂은 날씨에도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고 기념품 노점상들은 우산에 가려져 잘 보이지도 않는 기념품들을 들며 '10유로!' '치나? 쟈뽕?'을 연신 외쳐댄다. 왜 항상 ‘꼬레’는 없고 ‘치나’ 혹은 ‘쟈뽕’만 있는건지… 구경하고 싶지만 괜스레 서운한 마음에 그냥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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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전에서의 승리를 상징하며 서 있는 해전 기념탑(Rostral Columns, Ростральные колонны)과 강 건너로 보이는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화려한 모습을 바라 보던 중 꼬르륵 거리는 배를 참지 못하고 강변 노점에서 핫도그 하나를 주문했다. 블라디미르 기차역에서 생각 외로 너무 맛있었던 핫도그를 생각하며 한 입 덥석 물었지만… 이건 그냥 빵과 소시지 그리고 소스의 평범한 맛이다. 그래도 지금껏 주린 배를 채워 잠시 동안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한 손엔 우산을, 한 손엔 핫도그를 들고 행복해 하고 있는 내 모습에 웃음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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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 겨울 궁전과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있는 겨울 광장에 도착했다. 가까이에서 보는 건물들은 너무도 화려하고 예쁜데다 비가 와서인지 더 운치 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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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넓은 겨울 광장은 어쩐지 좀 쓸쓸하고도 웅장한 느낌이 든다. 우산 든 두 손이 점차 시려워 오기도 하고 축축함에 지쳐버린 우리는 이 곳을 다시 찾기로 하고 다시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일은 좋은 날씨가 되길 기대 하면서.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2월 14일 27편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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