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28편. 한여름 밤의 백야 축제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28편. 한여름 밤의 백야 축제
  • 허정연
  • 승인 2017.12.18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28편, 험블리 세계 여행 - 한여름 밤의 백야 축제

한여름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백야 현상. 하루에 21시간 이상 해가 떠있는 5월~7월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백야 축제가 열린다. 마린스키 극장과 콘서트 홀, 그리고 곳곳에서 음악회 및 오페라, 발레 등의 공연과 네바강을 중심으로 붉은 돛 축제, 그리고 매일 새벽 1시25분부터 네바강의 주요 다리들이 활짝 열리는 도개교 오픈식이 진행된다. 아쉽게도 공연들은 거의 매진이거나 야외 공연은 전날 이미 진행되었기에 볼 수 없었지만 거리에 나와 흥겹게 군무를 추는 사람들, 가족들, 관광객들에 둘러 싸여 축제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책이나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백야를 직접 체험하다니!!!감격이다~! 다행히 매일 진행되는 도개교 오픈이라도 보며 백야 축제를 즐기기로 했다. 이 아름다운 운하도시에서 겨울을 제외한 4월~11월 사이 매일 야경과 함께 장관이 연출되는데 백야 축제와 함께라면 더 즐거울 것 같다. 밤 1시25분을 시작으로 각기 다른 시간에 많은 다리들이 오픈 되는데 우리는 숙소와 가까운 궁전 다리(Dvortsovy bridge)에서 축제를 즐기기로 했다. 이른 오후부터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밤이 되길 기다리던 우리는 밤 11시쯤 되어서 밖으로 나가 보았다. 평소엔 낯선 곳에서의 밤 거리를 피하고 잠을 청할 시간인데 밤이 되길 기다렸다가 나가는 모습이 참 어색하기도 하다. 숙소 밖으로 나와 보니 해는 거의 넘어간 듯 했지만 하늘은 여전히 푸른 색을 띄고 있었고 곳곳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특히 네바 강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나마 어둑어둑 해진 강변의 야경을 즐기고 있었다. 겨울에는 해가 떠있는 시간이 그렇게도 짧다더니 백야 현상의 여름 밤은 이다지도 환하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물론 대낮처럼 환하지는 않지만 자정이 다 된 시간의 하늘은 마치 해가 막 넘어 간 오후 5-6시 같아 보인다.

험블리28-1.jpg
험블리28-2.jpg

강을 따라 걷던 우리는 신나는 음악이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 저곳에서 흥에 겨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 역시 어깨가 들썩인다.

험블리28-3.jpg
험블리28-4.jpg
험블리28-5.jpg
밤 1시 25분이 다 되어오자 차량 통제를 시작했고 거리엔 웅장한 음악 소리로 오프닝을 알리는듯 했다. 야간 보트 투어를 즐기는 수많은 배들 역시 오프닝을 보기 위해 다리 주변으로 멈춰 섰다. 마치 양쪽에서 누군가가 당기듯 서서히 다리의 중심부가 양쪽으로 오르며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 모습에 여기 저기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우와~하는 탄성 소리가 들려왔다. 나 역시 그 모습을 넋을 놓고 바로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저 배가 지나가기 위해 열리는 도개교가 뭐가 그리 특별하겠냐 생각했었지만 백야 속에서 바라보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험블리28-6.jpg
험블리28-7.jpg
험블리28-8.jpg

너무도 기억에 오래 남는 6월의 한 여름 밤 백야 속의 풍경이었다. 이렇게 오픈 된 다리는 약 한 시간 반 가량 지속 되고 20분 후인 새벽 3시 10분경에 2차로 다시 열린다. 2차 오프닝도 보고 싶었지만 서서히 졸린 눈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숙소로 돌아 온 시간은 새벽 2시 30분이었다. 하지만 약 한시간 후면 다시 해가 올라와 환해진다는 사실! 백야 속에서도 꿀잠을 자기 위해 암막 커튼을 다시 한번 더 점검 한 후 피곤한 몸을 눕힌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2월 14일 29편 연재예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본 사 : 부산광역시 동래구 금강공원로 1
  • 법인명 : (주)영남연합신문
  • 제 호 : 영남연합뉴스 / 연합환경뉴스
  • 등록번호 : 부산, 아00283 / 부산, 아00546
  • 등록일 : 2017-06-29
  • 발행일 : 2017-07-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창훈
  • 대표전화 : 051-636-1116
  • 팩 스 : 051-793-0790
  • 발행·편집인 : 대표이사/회장 강대현
  • 영남연합뉴스와 연합환경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영남연합뉴스·연합환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nyh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