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29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시작 -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29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시작 -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
  • 허정연
  • 승인 2017.12.21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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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29편, 험블리 세계 여행 -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시작 -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
늦게 든 잠에 깬 시간은 이미 오후가 다 되어 간다. 천천히 나갈 준비를 한 후 네바강을 걸으며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Peter and Paul Fortress)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화창한 오후, 멋진 박물관 건물 보다 더 눈에 띄는 맞은편 정원에 가꿔진 빨간 튤립 꽃밭과 그 뒤로 보이는 강의 조화가 너무도 예뻐 박물관은 뒤로 하고 정원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강변을 이리 저리 다니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다 문득 뒤를 돌아 보니 꽃들에 푹 빠져 행복해하는 얼굴을 하고 있는 엄봉이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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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하는 걸로 밝혀 진 엄봉이와 함께 한참을 꽃밭에서 서성이다 바라본 네바강 맞은편으로 보이는 길고 뾰족한 건물이 인상적이다. 토끼 섬(Hare’s Island)이라 불리기도 하는 자야치 섬((Zayachy Island) 에 위치해 있는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Peter and Paul Fortress) 이다. 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해 시작 되었고 예카테리나 2세 에 의해 완성 된 이 요새는 스웨덴과의 북방 전쟁을 치르면서 스웨덴군의 침입을 막고자 사람이 잘 살지 않는 습지에 지어진 것이라 한다. 1720년대부터 수비대의 주둔지와 귀족 및 정치범의 수용소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표트르 대제부터 알렉산드르 3세까지의 황제들이 묻힌 곳이기도 하다. 무엇 보다도 바로 이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세우기 위한 발판이었기에 이도시로서는 더욱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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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가 있는 자야치 섬(Zayachy Island)으로 가기 위해 강을 건너가니 웬 커다란 옛날 배가 보인다. 멋스럽게 서 있는 모습에 혹시 박물관 같은 유적인가 하고 다가가 보았지만 오래 된 배를 개조해서 만든 레스토랑이었다. 저 곳에서 식사 하면 너무나 로맨틱하지 않을까?... 생각만 하며 이 곳을 지나쳐 갔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더 좋은 곳에서 남편과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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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강을 건너 오니 강 건너로 보이는 해전 기념탑과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너무도 멋스럽다. 이 곳으로 오기 전만 해도 해전 기념탑에서 보이는 이 곳을 바라보며 정말 멋지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람이든 사물이든 가까이 있을 때 보다 멀리서 볼 때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걸까… 다시금 내 남편, 내 가족들과 지인들이 떠오르며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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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가 가까워지며 예쁜 공원과 많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네바 강변을 따라 펼쳐진 이 아름다운 공원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 그림을 보는 느낌이 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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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한편에선 재미난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한 레인에 두 사람이 경쟁을 펼치는데 선수는 긴 막대를 던져서 마치 볼링 핀처럼 서 있는 여러 개의 작은 막대들을 쓰러뜨리는 경기였다. 근육이 우락부락한 젊은 남자들뿐만 아니라 백발의 노인, 그리고 여자들까지 그야말로 남녀 노소 즐기는 게임인 것 같다. 단순해 보이지만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해 꽤나 훈련이 되야 가능할 것 같은데… 엄봉이는 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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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게임을 구경한 후 계속해서 걸어가 어느새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 앞에 도착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었고 요새 내부를 둘러 보는 데는 입장료가 없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요새로 올라 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는 요새의 외부 모습을 보기 위해 건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요새 위로 올라 네바강을 바라보는 경치도 멋있을 것 같다. 요새의 내부에 있는 각종 무기들은 이곳을 철저히 지키려 했던 의지가 더욱 돋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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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 중 하나인 이 요새 밖은 이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인 네바 강변으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이 곳에서의 여유와 오랜만에 비추는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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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눈을 감고 살랑거리며 부는 바람을 맞으며 강이 흐르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너무도 평온해짐을 느낀다. 이 곳에 앉아 강을 바라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평화로운 강변에서의 시간을 보낸 우리는 이곳을 뒤로 하고 전날 눈 여겨 봐 두었던 달달한 삐쉬키를 먹어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러시아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삐쉬키(пышки)는 쫀득한 도우를 튀겨 부드러운 슈가파우더를 듬뿍 올린 러시아식 도넛이다. 우리의 도넛과 다를 바 없긴 하지만 이 곳에서 갓 튀겨 나온, 그리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 간식에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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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삐쉬키로 기력을 충전한 우리는 숙소를 향해 넵스키 거리를 걷고 또 걸어 갔다.. 교통비 절약이라는 이점도 있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천천히 걸으면서 구석구석 더 보고 싶은 곳이기에 이 곳을 걷고 있는 순간에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어느덧 너무도 평화롭게 느껴졌던 오후가 지나 저녁이 다가 오지만 하늘은 여전히 대낮처럼 환하다. 오늘도 이곳의 백야를 즐기기 위해 숙소에서 휴식하며 얼른 밤 12시가 되기를 기다리며 기분 좋았던 오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되새겨 본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2월 28일 30편 연재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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