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허정연 기자
32편, 험블리 세계 여행 - 기분 좋은 시작! 아제르바이잔 바쿠
대통령 이름을 딴 이 공항은 영토 분쟁 때문인지 입국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또 자주 바뀐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입국 절차는 너무도 순조로웠고 비자는 도착 시 1인 20달러로 구매 가능하며 이른 새벽 시간에 도착 했지만 24시간 운영으로 문제 될 건 없었다. 친절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일사천리로 비자를 받고 입국심사까지 수월하게 마친 후 드디어 바쿠에 입성 했다. 바쿠 공항은 새로 지은 듯 모던한 디자인과 깔끔한 모습의 작은 인천 공항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공항 버스가 24시간 운행하지만 예약해둔 숙소로 가기엔 너무도 이른 시간이어서 일단은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다행히도 24시간 동안 열려 있는 패스트푸드점과 와이파이로 바쿠에 대한 정보를 더 알아 보며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전 6시가 넘어 가니 공항 밖이 서서히 밝아 오며 금새 환해졌다. 일단은 예약해 둔 호텔로 이동 해 그 곳에서 대기 하기로 했다. 공항 버스를 타기 위해 밀려드는 택시 기사들을 뿌리치고 공항 밖에 있는 바쿠 카드 자판기로 직행 했다. 열심히 일하는 택시 기사들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우리도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으니… 바쿠 시내 교통 및 공항버스도 이용이 가능한 바쿠 카드는 카드 비용 2마낫에 원하는 만큼 요금을 충전해서 사용한다.
공항 버스 2인 2.6마낫, 시내에서 숙소로 갈 버스 요금 2인 0.4마낫을 계산해 딱 5마낫에 구입했다. (1 마낫=약 650원) 카드 충전 시 남은 거스름돈은 내주지 않는데다 카드에 남은 금액도 환불 받을 수가 없어 어느 정도 사용 할 금액을 계산 해 놓는 것이 편하다. 그나저나 공항버스는 1인 1.3마낫(840원)이고 시내버스는 1인 0.2마낫(130원)이다!!! 버스 요금이 참 착하다!
버스는 달려 28 Mall 쇼핑몰과 기차역이 있는 28 May 거리에서 내려 시내 버스로 갈아탔다. 시내 버스는 구형과 신형의 버스가 같이 운영 되고 있는데 빨간 색의 큰 신형 버스 종류는 바쿠 교통카드로만, 하얀 작은 버스들은 현금만을 버스 요금으로 받는다. 교통 카드를 구매한 우리는 빨간 21번 버스를 타고 우리의 숙소가 있는 바쿠 포트로 향했다. 신형 버스의 쾌적함과 밖으로 보이는 이른 오전의 풍경에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 근처인 바쿠 포트 지역은 마치 중동 지역들처럼 많은 개발이 진행중인 듯 했다. 유럽풍의 고풍스런 건물 옆으로 독특한 높은 빌딩들이 이미 많이 지어져 있고 또한 짓고 있는 여러 공사 현장도 볼 수 있었다.
날씨도 좋고 우리가 지낼 깔끔한 외관의 아름다운 카스피해를 바라보고 있는 예쁜 호텔의 모습에 넘 기분이 좋아 피곤한 몸에도 룰루랄라 하며 호텔로 들어 갔다. 게다가 아침 8시도 안된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이날 호텔 객실들이 넉넉 했는지 운 좋게 바로 이른 체크인을 해 주어 피곤했던 몸을 쉴 수 있게 해 주었다. 바쿠 입성 첫 날부터 느낀 행운에 아제르바이잔 여행에 좋은 시작을 예고하는 듯 하다. 창 밖으로 펼쳐진 카스피해에 기분도 뻥 뚫림을 느끼며 잠시 잠을 청한 뒤 호텔 주변을 둘러 보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던 오전과는 달리 뜨거운 햇살에 땀이 날 정도이다. 하지만 그늘에서 건조한 바람이 불면 쾌적할 정도로 시원해 지는 그런 날씨에 카스피해 주변의 산책이 너무도 즐거웠다. 저 바다를 건너면 멀리 이란(Iran)이 나오겠지~상상만으로도 너무 신기하다. 언젠가 이란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짭잘하고 고소한 도너와 시원한 콜라는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출발해 모스크바를 거쳐 이곳 바쿠까지 기나긴 시간에 걸쳐 오다 보니 하루가 너무도 길게 느껴 진다. 바로 며칠 전만 하더라도 쌀쌀한 러시아의 공기에 떨었었는데 오늘은 뜨거운 햇살에 땀을 흘리고 있으니 마치 시공간을 이동한 느낌 마저 든다. 이렇게 기분 좋은 코카서스 3국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 우리는 한국에 있었을 땐 전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던 이 곳에서 보고 느끼고 마주하게 될 많은 것들에 대해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푹신한 침대에 누워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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