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35편. 바쿠의 오래된 도시 - 올드 시티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35편. 바쿠의 오래된 도시 - 올드 시티
  • 허정연
  • 승인 2018.01.11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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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35편, 험블리 세계 여행 -바쿠의 오래된 도시, 올드 시티
구름 한점 없이 화창했던 바쿠의 날씨가 오늘 따라 구름 낀 우중충한 하늘로 시작 되었다. 그래도 간간히 보이는 푸른 하늘과 뜨거운 더위는 피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으니 이 마음으로 오늘은 바쿠에 있는 오래된 지역인 올드 시티(Old City)로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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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세기부터 12세기에 형성 된, 말 그대로 오래된 도시인 올드 시티는 바쿠(Baku) 중심부에 있는 역사 도시이자 중세 유물들을 간직한 곳으로 차리 샤하르(Ichari Shahar)로도 불리며, 200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지역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이 지역은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이 살던 자리에 도시를 형성해 11세기부터 쉬르반샤족과 몽골족, 러시아인, 페르시아인들이 번갈아 점령했었기에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포트 쪽과는 달리 오래된 듯한 성벽으로 둘러 싸여 이 곳 만의 독특하면서도 고전적인 느낌의 도시의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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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듯 하면서도 관광지로의 개발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지 재건된 건물들과 많은 상인들,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이루어 진 관광 지역이기도 하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 만큼 상인들은 한 사람이라도 놓칠 세라 열심히 본인들이 파는 물건들이나 음식들을 홍보하며 관심을 끌었고 우리는 이곳 저곳을 구경하며 바쿠의 옛날 도시를 누비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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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시티에서 가장 눈에 띤 건축물 중 하나인 메이든 타워. 아…저거 어디서 많이 봤더라….생각 하던 찰나에 문득 공항에서 봤던 기억이 났다. 바쿠에 도착했던 날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공항 벽면에 Welcome to Azerbaijan! 이라는 문구와 함께 붙어 있던 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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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든 타워(Maiden Tower)라는 이름의 이 탑은 둥근 타원형 모양으로, 12세기 바쿠의 성곽 도시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추정된다. 조로아스터교도들, 페르시아의 사산 왕조, 아랍인들, 페르시아인들, 터키인들, 러시아인들 사이에 문화적인 관련성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역사적인 탑으로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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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이든 타워에는 흥미로운 전설이 하나 전해 진다. 자신의 딸에게 사랑에 빠진 바쿠의 통치자가 구애를 하자 난처해진 딸 메이든은 바쿠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높은 탑을 지어 달라는 요청을 한다. 탑이 다 지어 진 후 그녀는 탑 꼭대기에서 투신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붙여진 이름 메이든 타워, 이 탑은 침략을 한번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처녀의 탑’ 이라 불리기도 한다. 탑은 약 8층 정도의 높이로 뱅글뱅글 계단을 따라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바쿠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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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갔던 2017년 7월은 바쿠에서 F1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는 기간이었다. 이곳저곳에 F1을 홍보하는 홍보물이 인상적이다. 난 F1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다지 관심도 없지만 우연히 겹친 세계적인 행사 일정이니 참여 해 보는 것도 좋을텐데…고민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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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조금 지나니 올록볼록한 돔 형태의 바닥이 솟아나 있는 듯하면서도 꽤나 오래 된 유적지 같은 모습을 한 곳이 나타났다. 이 곳은 예전 이슬람식의 목욕탕인 하맘이 있었던 터로 현재는 사용되지는 않고 그대로 보존 되어 있는 곳이다. 이 주위로 예전 실크로드의 상인들이 지나다 머물렀던 카라반 사라이 모습을 한 레스토랑들이 즐비해 있기도 하다. 이런 풍경들이 어우러져 이 곳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걸까…앞으로도 꾸준히 잘 보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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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시티의 거리에는 예술가들이 멋진 공예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기도 하여 관광객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조금은 우중충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법도 한 올드 시티 내의 특이한 건물 벽면과 공예품들로 인해 거리가 화사해 지는 듯한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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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거닐다 출출해진 배꼽 시계를 움켜쥐고 이 곳 올드 시티에서 아제르바이잔 식 음식으로 저녁을 하기로 했다. 각 종 카페나 레스토랑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중 한 곳을 찾아 직원의 추천에 따라 주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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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또는 치즈로 얇게 채워진 만두같은 구탑(qutab), 포도 잎이나 각종 야채 속 다진 고기를 넣고 싼 중동식 야채쌈 돌마(dolma), 석류와 조화를 이루는 고기 찜, 그리고 고소한 빵과 함께 곁들여 진 푸짐한 한상이 나왔다. 중동의 음식들과 흡사한 형태이지만 이 곳만의 독특함도 있는 듯 하다. 음식을 잘 가리지 않는 내 입에는 맛있게 느껴졌지만 낯선 음식 앞의 엄봉이는 얼큰한 김치찌개가 더 생각이 나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접시는 다 비워 졌고 배불리 저녁식사를 한 우리는 어느새 어두워 진 올드 시티를 한번 더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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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환한 불을 밝힌 이 곳의 멋진 건물들이 더욱 멋스럽게 느껴진다. 오랜 역사를 지닌 이 곳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하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잘 지켜지고 보존 되어 가길 바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나 신 시가지 역시 먼 훗날 후손들에게 이런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며 우선은 다음날을 기대해 보기로 한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월 15일 36편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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