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須彌, 산을 넘고
박 종성
네온이 깜박이는
엘리베이트에 손을 내뻗는다
아홉산 건너 구름이 접혀졌다가
이마 속 흰눈썹 테두리에 암염을 긁어대다
일곱 걸음마다 맨발이 걸렸다
아마, 이레쯤 전이었나
팔다리가 굳어지다 무슨 화두를 건졌는지
멈칫거린 윤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주름처럼 연꽃 한 소쿠리 내건다
동안거 걷어차고
온기가 산더미처럼 무너져 내리는데
어, 시원하다!
때로는 각覺이었다가 때로는 탈脫이었다가
열탕과 냉탕 사이 안개를 빡빡 밀어내고는
말간 얼굴로
수미산 내려오는 길에 점 하나 찍는,
계절마다 자라나는 발톱이 대접물을 벌컥인다
▶프로필
-경남 진주출생
-시의전당 문인회 부회장
-청옥문학등단
-부산영호남 문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회원
-시의전당 이달의문학상 최우수상
김상출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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