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5편.몽골의 그랜드캐년-차강소브라가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5편.몽골의 그랜드캐년-차강소브라가
  • 허정연
  • 승인 2017.09.28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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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ㅡ)허정연 기자 5편, 몽골의 그랜드 캐년-차강소브라가

오늘은 바가 가즈린 출루 숙소를 떠나 이 곳으로부터 약 300km 떨어진 곳에 있는 몽골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차강소브라가(Tsagan Suvraga)로 향했다. 한국에서 300km면 약 2-3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몽골의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구불구불한 초원길에서는 소요시간을 예측하기 힘들다. 그래서 항상 데기는 다음 목적지까지의 거리만 알려줄 뿐 소요시간은 말해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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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하고 차강 소브라가로 가는 길에 근처의 현지 유목민이 생활하고 있는 집을 방문해 인사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다 가기로 했다. 게르 캠프 같은 여행자 숙소가 아닌 실제 거주하는 주민의 집이라니 너무도 궁금하고 설렌다. 우리 푸르공은 곧 커다란 염소 우리가 있는 게르 앞에 멈춰섰다.
“쎈베노”(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찾아간 이 곳은 염소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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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짤하고 고소한 수테차 한 잔씩 대접 받은 후 염소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 보니 두 세명의 사람들이 염소 털을 깎아 내고 있었다. 캐시미어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몽골은 질 좋고 저렴한 캐시미어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바로 이 캐시미어가 염소 털로 만들어 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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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을 깎이고 있는 염소들은 가만히 누워 있다가도 힘들고 아픈건지 메에~울음소리를 내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고 옆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염소들은 치과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 마냥 불안하고 두려운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부드러운 캐시미어를 좋아하는 나 이지만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니 염소들이 좀 불쌍해 보인다. 천진난만하게 염소 주위를 뛰어 다니며 염소와 함께 놀기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워 사진을 찍고 있으니 아이들도 우리가 신기한지 핸드폰으로 우리의 모습을 찍으며 재미있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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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 계속 달려 나갔다. 넓은 평지 곳곳에 풀을 뜯고 있는 양과 염소떼가 자주 눈에 띄었는데 조금 더 지나가니 이번엔 낙타가 떼지어 모여 있기에 잠시 차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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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낙타는 중동 사막의 낙타와는 달리 키가 작고 털이 무성하며 등의 혹이 두 개이기 때문에 쌍봉낙타라 불리기도 한다. 천천히 걸어 다니는 듯 하면서도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도 한다. 신기함에 다가가는 우리가 그들도 신기한지 피하지 않고 쳐다보는 모습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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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뒤로 하고 한 두시간 더 달려 나간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는 마을의 모습에 환호했다. 이곳은 만달고비라는 중앙 고비지역의 도시이다. 곳곳에 전통의상을 입고 다니는 어른들과 작은 도로 위로 다니는 많은 푸르공들이 어우러진 작고 소박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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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곳의 중심지인 쇼핑몰을 잠시 둘러 보러 들어가 보았다.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던 그런 쇼핑몰이 아닌 작은 상점들이 들어 서 있는 공간이라 하는게 더 맞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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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음료나 한잔 할 겸 1층에 있는 슈퍼마켓으로 들어 가 시원한 맥주 세 캔을 당당히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하니 주인 아저씨는 불편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로 뭐라뭐라 하셨다. 혹시 내가 어려 보여서 나이 확인이 필요한 걸까? 흐뭇한 기분으로 마침 옆에서 물건을 사고 있던 데기에게 물어봤지만 역시나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오늘 날짜는 5월 1일. 몽골에서는 매 달 1일에 알콜 음료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알코올이 함유된 맥주를 들고 걸어오는 우리 모습이 황당했을 터… 두번째 실망감을 안고 힘이나 내자 라는 생각에 대신 에너지음료를 집어 들었다. 허탈감에 목이 타 꿀꺽꿀꺽 잘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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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호쇼르라 불리는 양고기가 들어간 몽골식 만두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4-5시쯤 되어서야 우리는 차강소브라가(Tsgan Suvraga)에 도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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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속 지층이었던 이 곳은 퇴적된 석회암이 융기한 후 오랜 세월동안 침식을 받아 만들어진 지형으로 멀리서 보면 하얀 암석이 탑처럼 쌓여 있어 ‘불탑(White Stupa)’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곳의 별칭처럼 마치 몇 달 전 다녀 왔던 미국의 그랜드 캐년을 떠오르게 할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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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 본 차강 소브라가는 작은 산맥처럼 넓게 펼쳐져 있는 울룩불룩한 지형이 마치 바다 속의 해구와 해령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여 이곳이 바다였던 오래 전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각 지층 마다 울긋불긋 다양한 색이 쌓여있는 모습이 너무도 경이롭고 아름다워 최대한 많이 눈에 담고자 하는 생각에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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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했던 차강 소브라가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향하니 오늘 하루를 지낼 게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행 3일 째에 접어든 지금, 이젠 눈에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동그랗고 하얀 게르가 마냥 신기하기만 해 넓고 넓은 사막 위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게르의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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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는 이 게르들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의 낙타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떼지어 모여 있는 모습도 보인다. 낮에도 곳곳에서 보였던 낙타들을 생각해 보니 역시 이곳은 고비 사막 지역임을 확실히 말해 주는 듯 하다. 광활한 대지 끝 넓게 펼쳐진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한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0월 2일 6편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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