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목숨
정종복
화장실에 앉아
수건과 아침 인사를 한다.
수건마다 이름표를 달았다
동문회, 향우회, 체육회장
제법 긴 세월을 살았으니
색깔도 많이 바랬지만
씨실과 날실은 지금껏
서로를 껴안고 버텨보지만
속이 훤히 비친다
저렇게, 얼마나 더 살 건지
울 엄마보다 더 살는지도
집사람에게 잘못 보이면
순식간에 쓰레기봉투로
직행할지도
기능성 세제에 깨끗이
단장하고 조신하게 있으니
언제쯤 생을 마칠는지
모질고 질기다
정말, 질긴 목숨이다
▶프로필
-한국문인협회 회원
-사)시인들의 샘터문학 자문
-한국현대 시인협회 한국 문인구룹 회원
-백제문단 회원 송설문단 회원 대한문인협회 회원
-한국스토리문인협회 이사 현)법무사 사무실 대표
김상출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
저작권자 © 영남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