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범죄…커져가는 편견과 불안한 국민들, 정부대책은?
‘조현병 환자’ 범죄…커져가는 편견과 불안한 국민들, 정부대책은?
  • 백승섭
  • 승인 2019.05.24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남연합뉴스=백승섭 기자)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범죄가 잇따라 일어남에 따라 정신질환인 조현병은 어느새 사람들의 편견 속에 살인과 범죄의 정신질환으로 각인되고 조현병이라는 단어 뒤에는 살인사건, 흉기 난동 등의 단어가 뒤따르고 있다.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특히 지난 4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진주 방화 살인사건’과 ‘부산 사하구 친누나 살해 사건’의 피의자가 모두 ‘조현병’ 환자였던 것으로 밝혀지며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현재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정신질환 조현병은 어떤 질환일까? 조현병은 사고,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으로 ‘현악기의 줄을 조율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 치료만 정상적으로 잘 받게 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정신질환이다.

국내 통계자료에 의하면 한국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는 약 12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문제는 이들 중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립되어 병증을 조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조현병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게 되면 혼자만의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으로 인한 폭력성이 드러나게 되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폭행이나 흉기난동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기쉽다.

지난 4월 모두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진주 방화 살인사건은 조현병을 앓고 있던 피의자 안인득(42)이 자신의 집에 직접 불을 지르고 계단으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이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 사하구에서는 한 조현병 환자가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던 친누나를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 두사 건의 피의자 모두 조현병을 앓고 있었으며 환청이나 환각들이 보이는 조현병 증세가 가장 심각해지는 ‘급성기’의 특성이 나타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그런데도 현재로써는 조현병에 관리가 턱없이 미흡한 상태.  세분되지 못한 병동, 부족한 치료프로그램, 늘 부족하기만 한 정신보건 예산과 지나치게 긴 입원 기간 탓으로 조현병을 꾸준히 관리받기 힘든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은 조현병 환자들을 지금처럼 내버려두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진주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 같은 경우는 정신질환에 의한 우발범죄라고 보기 힘든 증거와 제보들이 속속히 나오기시작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해당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42)이 범행을 진행하기 전부터 한 여고생을 집요하게 스토킹하고 집 앞 대문에 오물을 투척하는 등 위협을 가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키웠다.

피해자 측은 경찰에 여러 번 안인득을 신고했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경찰들은 별 조치 없이 그를 풀어줬고 그에게 스토킹을 당했던 여고생은 방화사건 당시 그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고 말았다. 이에 피해자의 유가족들은 안인득이 저지른 범죄가 철저히 계획된 범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안인득으로부터 위협을 당하던 피해자가 경찰에 총 8차례 그를 신고했음에도 그는 관계 당국의 관리대상에도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집 앞에서 위협을 가하고 스토킹을 하고 오물을 투척하는 등의 위협을 수차례 가해왔지만, 경찰은 그가 정신질환자였다는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그를 다시 피해자들 곁에 돌려보냈다.

잇따라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조현병 환자였다는 사실만으로 우리 사회가 조현병을 앓는 정신질환자들을 모두 살인자 또는 폭력적인 인격체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 사회적으로 편견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경계하면서도 조현병과 같은 중증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세밀화된 관리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 사례는 우리 의료 시스템이 이들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한계를 보이는 강제입원이나 행정입원, 강제 외래치료, 정신 응급체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하며 보건복지부는 중증 정신질환자의 추적 관리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약 12만 명의 조현병 질환자들이 계속되는 사회 편견 속에 폭력과 피의자, 흉기 난동의 주범으로 몰려가고 있다. 그들 또한 제2의 피해자가 되고있는 셈이다. 

정부는 조현병환자들에 대한 국민의 사회적 불안이 더욱 커지기 전에 이를 무마하고 더이상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하지 않도록 중증 정신질환자들의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주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본 사 : 부산광역시 동래구 금강공원로 1
  • 법인명 : (주)영남연합신문
  • 제 호 : 영남연합뉴스 / 연합환경뉴스
  • 등록번호 : 부산, 아00283 / 부산, 아00546
  • 등록일 : 2017-06-29
  • 발행일 : 2017-07-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창훈
  • 대표전화 : 051-636-1116
  • 팩 스 : 051-793-0790
  • 발행·편집인 : 대표이사/회장 강대현
  • 영남연합뉴스와 연합환경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영남연합뉴스·연합환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nyh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