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61편. 타테브로 가는 길 - Wings of Tatev 탑승기
(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61편. 타테브로 가는 길 - Wings of Tatev 탑승기
  • 허정연
  • 승인 2018.04.12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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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61편, 험블리 세계 여행 - 타테브로 가는 길. Wings of Tatev 탑승기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오늘은 아르메니아 남동쪽에 위치해 있는 타테브 수도원(Tatev Monastery)로 이동하는 날이다

오늘은 아르메니아 남동쪽에 위치해 있는 타테브 수도원(Tatev Monastery)로 이동하는 날이다. '타테브(Tatev)' 라는 용어는 보통 수도원을 가리키는데 타테브가 속한 슈니크(Syunik) 지역의 주교로 경제, 정치, 정신, 문화의 중심지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라 한다. 타테브 수도원은 거대한 현무암 고원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쉽지는 않은 곳이다. 이곳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구불구불한 산길을 자동차나 도보로 이동하거나 세계에서 가장 긴 복선 케이블카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Wings of Tatev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당연히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오전 9시 30분경, 호스텔에 의뢰했던 고리스(Goris)로 가는 합승 택시가 도착했다. 10시쯤에 온다던 택시는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 조식을 먹던 도중 부랴부랴 짐을 챙겨 나와야 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타테브 이지만 호스텔 직원의 말에 따르면 택시들이 타테브로 잘 가지 않기 때문에 보통은 고리스 까지만 간 후 고리스에서 그곳의 택시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예약한 합승 택시는 일단 고리스로 향하는 것이었다. 가격은 1인 4,000드람(약 9,000원)인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접 기사님께 4,500드람으로 타테브 케이블카 입구로 갈 수 있냐고 하자 다행히 수락을 했다. 물론 다른 동승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합승 택시는 우리를 태우고 예레반을 빠져나간 얼마 후 아르메니아 아저씨 두 명을 더 태워 고리스로 향했다. 역시나 고리스로 가는 이 두 아저씨는 서로 형제 지간이며 '아르멘' 과 '레오' 라 본인을 소개하며 반갑게 인사했고 우리가 타테브에 들렀다 가는 것에도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특히 아르멘 아저씨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우리와의 많은 대화를 시도하며 곳곳의 아르메니아 풍경을 보여 주기도 했다. 못 보고 지나칠 뻔한 아라라트 산이 희미하게나마 보이자 아르멘 아저씨는 기사에게 잠시 세워 줄 것을 부탁해 우리에게 아라라트 산을 더 볼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도 했다.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아라라트 산은 아르메니아 영토에 있었다가 러시아에 의해 터키의 영토에 빼앗긴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어 이곳 사람들은 아라라트 산에 대한 감정이 애틋 한 듯하다. 맑은 날에도 희미하게만 보이는 아라라트 산의 모습이 더 아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아라라트 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아라라트 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이 곳 외에도 동굴과 특이한 지형들도 설명해주며 먼 동양에서 온 우리에게 아르메니아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알려주었다. 합승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중일 뿐인데 친절한 아저씨들 덕에 마치 투어를 온 느낌이다.

함께 택시에 합승한 아저씨들의 유쾌한 아르메니아 투어...^^
함께 택시에 합승한 아저씨들의 유쾌한 아르메니아 투어...^^

그러던 중 도로가에 죽 늘어서 있는 과일 노점들 중 한 곳에 멈춰 섰고 동승한 아저씨들은 각종 과일과 채소를 사서 트렁크에 싣기도 했다.

도로가에 죽 늘어서 있는 과일 노점들
도로가에 죽 늘어서 있는 과일 노점들
도로가에 죽 늘어서 있는 과일 노점들

택시를 타다 참 재미있는 경험도 하는구나 생각하며 형형색색의 먹음직스러운 과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아르멘 아저씨는 탐스러운 복숭아 하나씩 먹어 보라며 우리에게 건넸다. 사실 복숭아는 엄봉이가 너무도 좋아하는 과일이라 엄봉이의 표정이 활짝 핀 것이 보였다. 수돗가에서 살짝 씻은 후 베어 먹은 복숭아는 아저씨들의 따뜻한 마음이 더해져 더 달고 맛있게 느껴지는 듯하다.

아르멘 아저씨가 건내준 복숭아를 씻어서 맛나게 먹은 엄봉이...^^
아르멘 아저씨가 건내준 복숭아를 씻어서 맛나게 먹은 엄봉이...^^
아르멘 아저씨가 건내준 복숭아를 씻어서 맛나게 먹은 엄봉이...^^
택시에 함께 합승한 아르멘 아저씨 형제...^^

또다시 찾아온 주유 시간! 아직도 주유할 때 내려야 한다는 것이 익숙지 않지만 아저씨들과 함께 주유소 매점 앞에 앉아 주유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주유할땐 모두 차에서 내려야 한다.

날씨는 덥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지루해 지던 그때 아르멘 아저씨는 두 손 가득 뭔가를 들고 오며 우리에게도 하나씩 나눠 주었다. Ice Coffee라고 적혀 있는 커피 음료와 감자빵이다. 평소 단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이지만 이 커피는 생각보다 시원하고 맛이 좋아 단숨에 다 비웠다. 감자를 넣고 튀긴 듯한 감자빵은 마침 출출했던 배를 맛있게 채워 주기에 충분했다. 다시 한번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아르멘 아저씨가 건내준 아이스 커피와 감자빵
아르멘 아저씨가 건내준 아이스 커피와 감자빵
다시 한번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다시 한번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이렇게 예레반에서 출발한 지 약 5시간이 지나서야 Wings of Tatev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할리드조르(Halidzor)에 도착했다. 계속해서 고리스로 가는 아저씨들과 짧은 만남이었지만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며 이곳에서 헤어졌다.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유쾌한 아저씨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이곳까지 올 수 있었다.

출발한 지 약 5시간이 지나서야 Wings of Tatev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할리드조르(Halidzor)에 도착했다.
Wings of Tatev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할리드조르(Halidzor) 주변 풍경들
Wings of Tatev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할리드조르(Halidzor) 주변 풍경들
할리드조르(Halidzor)에서 타테브(Tatev) 수도원이 있는 마을까지의 관광 안내도

Wings of Tatev라는 이름의 타테브 케이블카는 할리드조르(Halidzor)에서 타테브(Tatev) 수도원이 있는 마을까지 한 번에 5.3km의 길이로 복선 케이블카 중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이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이런 케이블카를 타게 되다니 너무도 설렌다. 타테브 마을에서 1박을 계획한 우리는 매표소에서 왕복 티켓을 구매했다. 가격은 1인 5,000드람으로 예레반에서 5시간 타고 온 합승 택시보다도 비싸다... 하지만 편도는 3,500드람이니 왕복을 구매하면서 나름 아낀 셈이라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

Wings of Tatev라는 이름의 타테브 케이블카 티켓
Wings of Tatev라는 이름의 타테브 케이블카 표지판

탑승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우리도 뒤처질 세라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탑승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우리도 뒤처질 세라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탑승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우리도 뒤처질 세라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케이블카의 모습

드디어 출발! 발아래 펼쳐진 멋진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중간중간 지지대를 지나며 꿀렁일 때마다 심장도 꿀렁댄다. 산 하나를 넘을 때마다 보이는 아찔한 협곡에서는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듯한 기분까지 든다.

타테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풍경들
타테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풍경들
타테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풍경들
타테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풍경들
타테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풍경들

약 30분이 지나고 드디어 타테브에 도착! 마을은 생각보다도 참 작다. 도로는 포장되지 않아 마을버스가 지나다닐 때마다 흙먼지가 날린다. 가게마다 앉아 있는 사람들은 저렴하게 숙소를 제공해 주겠다며 말을 걸지만 이미 예약해 둔 숙소가 있다고 하니 오히려 집 주인을 불러 주기도 하고 길을 안내해 주는 등의 친절함을 보여 주기도 했다.

약 30분이 지나고 드디어 타테브에 도착!
약 30분이 지나고 드디어 타테브에 도착!

숙소 가는 길에 보이는 타테브 수도원. 절벽 위에 서 있는 모습이 너무도 멋지다.

숙소 가는 길에 보이는 타테브 수도원. 절벽 위에 서 있는 모습이 너무도 멋지다.

숙소는 작은 이층 집을 개조해서 만든 곳인데 솔직히 시설이나 침실이 썩 좋지는 않지만 넉넉한 인심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간 기분으로 하루를 지내기로 한다. 마침 주인 아주머니는 과일을 예쁘게 담아 대접해 주며 인자한 미소를 건네기도 했다. 작고 소박한 마을을 둘러보며 산책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나 수도원 탐방은 다음날로 미루기로 한다. 예레반을 출발해 타테브 숙소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따뜻하고 정겨운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 한다.

작은 이층집의 숙소와 주변의 정경들
작은 이층집의 숙소와 주변의 정경들
작은 이층집의 숙소와 주변의 정경들
작은 이층집의 숙소와 주변의 정경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4월 16일 62편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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