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천하정 기자) 자신의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88)이 11일 열리는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으로 향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32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했다. 이날 취재진과 전씨 지지자들이 모여들면서 전씨 자택 앞 연희동 골목은 이른 시간부터 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6개 중대 350여 명의 경찰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
전씨의 지지자들은 재판 출석이 "전직 대통령 엿먹이기 아니면 뭐냐"고 비판하며"5·18 유공자 명단은 절반이 가짜이고, 5·18 때문에 나라가 골병들고 있다"고 소리쳤다.
또 "4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왜 하필 광주로 가서 재판을 받게 하느냐"며 "광주의 법과 대한민국의 법은 다른 것이냐"고 외쳤다. 이들은 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 명단을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반대로 전두환 대통령이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법으로 출석한다는 소식을 들은 광주시민들은 대부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했던 지난날을 죗값 치르고 참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은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주장해 故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